이한영·황장엽·태영호·조성길까지...北고위급 탈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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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10-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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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2년 전 잠적한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조성길 전 대사가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 고위급 인사의 잇따른 탈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부에 공개된 북한 고위급 인사의 한국 망명 사례 중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조카 이한영씨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한영씨는 고 김정일 위원장의 두번째 아내로 알려진 북한 영화배우 성혜림의 조카다.

이한영씨는 러시아 모스크바 유학 중이던 1982년 귀순해 정부의 특별관리 속에서 14년간 세상과 단절된 채 비공개 귀순자의 삶을 살았다. 

​성혜림 역시 1974년 요양 차 모스크바로 떠났다가 이후 망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혜림은 2002년 모스크바에서 사망했다.

이한영씨는 1996년 5월 KBS 2TV '추적 60분'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밝히고, 성혜림 자매 사망사건과 우리나라의 탈북자 사후관리 문제점 등을 폭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듬해 그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자택에서 남파 간첩에 의해 피살돼 큰 충격을 안겼다. 

사망한 이씨의 아내는 정부가 보호의무를 소홀히 해 이씨가 살해되도록 방치한 책임이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2004년 "국가는 1억482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1990년대에는 북한 최고 엘리트로 분류되는 외교관들의 망명이 잇따랐다. 1991년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 고영환씨가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로 망명했다. 1996년에는 아프리카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 3등 서기관 현성일씨가 망명했다.

1997년에는 북한 내 최고 요직 중 하나인 북한최고인민회의 의장 출신인 황장엽씨가 망명했다. 

황장엽씨는 1972~1983년까지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세 차례나 거친 북한 정치권력층의 핵심인물이다. 특히 황장엽은 망명 당시 김일성의 조카설이 나돌아 더욱 이목을 끌었다.

같은 해 북한과 중동을 잇는 주요 거점이었던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 장승길 부부의 망명설이 돌았다. 장대사 부부는 제3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6년에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현 국민의힘 의원) 공사의 한국행 소식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태 의원은 엘리트 가문 출신으로 주 덴마크 대사관 서기관, 스웨덴 대사관, EU담당관 등을 거쳐 영국 주재 공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당시 태 의원의 직급이었던 공사는 북한 대사관 내에서 2인자에 해당한다.

2018년에는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가 로마에 있는 공관을 이탈해 한국 망명 가능성이 언급됐다. 조 전 대사는 외교관을 배출하는 평양외국어대 출신으로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어 등 4개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조 전 대사대리는 태 의원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 태 의원이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태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전직 북한 외교관이며 조성길과 오랜 기간 함께했던 사람으로서, 조성길 본인의 동의 없이 관련 사실이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에 대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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