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보다 약해" 코로나19 과소평가한 트럼프, 사망자 수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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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0-10-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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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SNS서 코로나19 위험성 경시하는 글 올려

  •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도움 안 돼" 온라인서 비판

  • CNN "코로나19 사망자, 독감보다 많아" 정면 반박

 

걸어서 병원 나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 5일(현지시간)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염병 대유행의 확산 억제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대중에게 잘못된 믿음을 심어주고, 방역 지침에 경계를 낮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3일 만인 이날 오후 6시 38분께 월터리드 군병원을 나와 헬기를 타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병원을 나서던 트럼프 대통령은 흰색 마스크를 썼지만, 취재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우면서 건재를 과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이튿날인 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매년 많은 사람이, 때로는 10만 명 이상이, 백신에도 불구하고 독감으로 사망한다"는 글을 올렸다. 코로나19를 독감과 비교하며 위험성을 경시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훨씬 덜 치명적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구체적인 사망자 수치를 내놓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CNN은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를 인용해 지난 2월 29일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뒤 7개월 만에 21만여 명의 미국인이 이 질환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감으로 사망한다고 밝힌 10만 명보다 두 배 높은 수치다.
 

독감 예방주사 맞는 시민 (서울=연합뉴스)


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정치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간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9~2020년 시즌 2만 2000명(잠정치) △2018~2019년 3만 4000명(잠정치) △2017~2018년 6만 1000명(잠정치) △2016~2017년 3만 8000명 △2015~2016년 2만 3000명 △2014~2015년 5만 1000명 등이다.

이를 근거로 CNN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지는 5개 독감 시즌에 약 17만 8000명이 죽었는데, 코로나19로는 올해에만 21만여 명이 죽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경시 발언은 틀렸다고 말했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CNN에서 "우리는 독감을 과소평가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여러분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길 원한다. 하지만 착각하지 말라. 코로나19는 그만의 독자적인 범주에 들어간다"며 코로나19가 독감보다 더 치명적이라고 했다.

한편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해 올린 글을 허위 정보로 판단해 삭제하거나 허위 정보 표지를 달았다. 앤디 스톤 페이스북 대변인은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포스트가 코로나19 허위 정보에 대한 규정을 위반해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트럼프의 게시물을 삭제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한 허위 정보 전파'에 대한 자사 규정을 위반했다고 알리는 메시지를 이 트윗에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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