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살 공무원' 미스터리 풀리나...NSC상임위 "주변국과 협력하며 사실규명 노력"

신수정 기자입력 : 2020-09-29 21:05

[그래픽=연합뉴스]

북한에 피살된 실종 공무원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국과 협력키로 하면서 미스터리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29일 오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서해상 공무원 A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상임위원들은 사망한 국민에 대한 깊은 애도를 다시 한번 표하면서 정확한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기로 했고 주변국들과의 정보 협력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주변국들의 도움을 요청하면서까지 NSC상임위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은 A씨의 월북 의도와 수집 사실관계가 조금씩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해양경찰은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경은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또 해경은 A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어업지도선에서 단순히 실족했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함께 해경은 지난 21일 A씨가 실종됐을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와 조석 등을 분석한 '표류 예측' 결과도 그의 월북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경의 이같은 발표에 사망자의 형 이래진(55)씨는 A씨가 월북과 관련한 이야기나 북한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말은 듣지 못했다고 했고, 공무원증을 남겨두고 갔다는 점에서 월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해양경찰청이 최소한의 사건 현장조사, 표류 시뮬레이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월북을 단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자꾸 동생의 채무, 가정사를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 50∼60% 서민들은 다 월북해야 하겠다. 나 역시 빚이 상당히 많다. 빚이 있다고 해서 월북한다면 그게 이유가 되나"라고 따졌다.

남은 핵심 쟁점은 북측이 시신을 태웠는지 여부다. 군은 지난 24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출처를 밝힐 수 없다는 첩보내용을 근거로 "북한군 단속정이 상부 지시로 실종자에게 사격을 가한 것으로 보이며 방독면을 쓰고 방호복을 입은 북한군이 시신에 접근해 불태운 정황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음날 북한은 통지문에서 사격 후 접근해 확인 수색했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고, 부유물만 태웠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군이 조각조각 수집된 첩보를 꿰맞추는 과정에서 '추정'에 불과한 정황을 마치 눈에 본 것처럼 '단정'해서 섣불리 발표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에 첩보를 수집한 군 당국 부서에서는 시신을 불태웠다는 발표 내용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훼손 여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연유를 발라서 태우라고 했다', '시신과 부유물에 함께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는 등 온갖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북한도 시신을 찾아내 자신들의 설명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은 북한이 A씨 시신 수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시신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논란만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논란을 막고 사건의 정확한 실체 파악을 위해서는 남북 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 당국은 시신훼손 여부가 논란이 되자 그간 수집된 첩보 내용을 다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우리 정보를 객관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제3자의 입장에서 다시 관련 자료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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