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차기 총선은 불출마... 마하티르 전 총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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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타니 사토시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0-09-2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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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전 총리는 2월 총리직 사임에 대해 미련을 비추면서도, 의원직을 조기 은퇴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24일, 푸트라자야 (사진=NNA)]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전 총리(95)가 24일,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에서 교도통신, NNA와 공동 인터뷰를 실시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차기 총선 불출마와 조기 하원의원 은퇴 의사를 밝혔으며, 올 2월 총리직 사임 경위와 현 정권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 1963년 말레이시아 연방 수립 직후부터 정치가로서 본인이 남긴 공적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야당인 인민정의당(PKR)의 안와르 이브라힘 당수가 연방의회 하원(정원 222명)의 과반수 지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안와르 당수는 하원에서 획득했다는 지지의 실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여당연합의 일부와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의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총재가 소속 의원 중 '많은' 의원이 안와르 당수 지지로 돌아섰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인원 등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현 단계에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무히딘 정부의 지지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UMNO에서 2명이 돌아서기만해도 과반은 붕괴된다.

-안와르 당수가 이끄는 신 정권이 출범하면, 지지할 것인가?
=내가 이끌던 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PPBM)은 작은 정당이기 때문에, 무히딘 정권 타도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안와르 당수에게 여러 번 제안했으나 매번 거절당했다. 지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다.

희망연맹(PH)이 2018년 정권교체에 성공했을 때, 내가 처음 일정 기간 총리직을 맡고, 이 후 안와르 당수에게 총리직을 넘겨주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안와르 당수가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하원에서 과반수 지지가 있어야 하는데, PH정권의 의석은 절대 다수가 아니었던 관계로 우리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

■ 현 정권은 2018년 이전으로 후퇴
-무히딘 정권이 의회에서 과반수 지지 획득에 실패한 것이 확인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해산 후 총선 또는 하원에서 새로운 총리가 선출돼 정권이 교체될 것이다.

-곧바로 총선이 실시된다면, 출마할 의향이 있는가?
=매우 오랫 동안 의원직을 맡아왔다. 지금 총선이 실시되면 (2018년부터 임기가 시작됐으니) 단기간으로 끝나겠지만, 선거 때까지는 의원으로 있을 수 있다. 가능한 빨리 은퇴하고 싶기 때문에, 차기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재차 총리직을 맡을 의향은 없는가?
=나에게는 많은 경험이 있으며,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를 이용할 수 있다. 나 스스로가 총리가 될 필요는 없다. 정권은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내가 비공식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다.

-왜 무히딘 정권을 신뢰하지 않는가?
=올 3월 국민동맹(PN) 정권이 출범한 후, 내 입장을 밝히는 것을 자제해 온 이유는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들은 돈으로 지지를 얻으려고 하는 비리에 연루된 (2018년까지 여당이었던) 국민전선(BN) 정권 시절로 역행하고 있다. 돈으로 지지세를 규합한다고 해도, 하원에서 겨우 과반수를 넘는 수준이다. 여당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은 정치적 소신 때문이 아니라, 일자리를 얻기 위한 목적이 우선인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 출범한 PH정권이 단명으로 끝난 사실을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PPBM이 나의 조언을 거부했기 때문에, 2월 총리직 사임을 결정했다. PPBM이 PH로부터 이탈해, 정권은 붕괴됐다.

그러나 PH정권이 실패했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거액의 국가채무 등 매우 큰 문제 해결에 매달렸다. PH는 5개 정당이 연합된 형태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런 정권은 출범조차 하지 못했겠지만, 우리는 이를 실현했다. 그리고 정권은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었다.

문제는 PH정권이 하원에서 충분한 지지를 획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약으로 내건 총리직 임기 개정과 사형제 폐지, 말레이반도와 동말레이시아로 구성된 말레이시아라는 나라의 재정의를 포함한 개혁에는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헌법개정을 위해서는 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PH가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하원에서 충분한 지지를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도 행정개혁은 달성할 수 있었다. 나를 제외하면 모두 (정권운영)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구성된 정부였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었다.

■ 일본은 연구시설을 강화해야 한다
-미중무역마찰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으킨 문제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 파트너로, 중국이 저렴한 제품을 수출해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기" 위해 다른 나라를 끌어내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미국의 자세에는 문제가 있으나, 지금까지 모든 대통령이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번 대통령이 이상할 따름이다.

역사나 인구를 비교해도 미국이 중국을 굴복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항상 세계 1위였다. 일본조차도 미국을 뛰어넘지 못했지만, 지금은 중국으로부터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미중마찰은 두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독선적인 통상정책에 대해서는 유럽에서도 불만이 많다.

올해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등 내정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일본의 경제적 존재감은 최근 들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일본은 과거 세계 2대 경제대국이었으나, 지금은 유럽,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한국 등 여러 국가와 경쟁해야하는 처지다. 비지니스 방식을 바꿔, 저비용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

연구시설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소니는 과거 최첨단 기업이었으나, 지금은 한국 삼성과의 경쟁에서 뒤쳐졌다. 새로운 경쟁에서 배우고, 접근방법,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1961년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의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우수했다. 그러나 지금 일부 기술에서는 중국에 추월당했다.

-국민차 구상을 향후 어떻게 전개해 나갈 생각인가?
=제3의 국민차 제조사는 국내시장만을 겨냥한 프로톤, 페로두아와는 다를 것이다. 국내 시장은 작기 때문에 국내 시장만 바라봐서는 경제적으로 충분한 규모를 생산해 낼 수 없다. 지금까지 고무장갑, 팜유 등 국내 대표 산업이 처음은 국내시장부터 시작해서 점차 세계시장을 개척해 나간 것처럼, 자동차도 세계시장을 겨냥해 나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제3의 국민차가 세계수준의 품질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께서 말레이시아 정치에 남긴 공적은?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 중화계, 인도계의 국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세 가지 인종의 정당이 연합을 맺어 정권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에서도 예를 찾아보기 힘든 나라다. 1969년에 인종폭동이 발생했지만, 인종간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해 60년 가까이 평화롭고 안정적인 사회를 구축해 왔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격차가 축소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말레이계를 우대하는) 부미푸트라 정책을 통해, 말레이계가 중화계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점차 축소되고 있다.

올해 3월 정권교체도 평화적으로 이루어졌다. 폭동이나 방화 등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평화와 안정이야말로 우리가 이룩해 온 자산이다. 60년 가까이 유지되어 온 BN정권으로부터 2018년에 매우 원활하게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 나의 공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마하티르 전 총리의 공동 인터뷰의 일부를 동영상 <https://youtu.be/EWFyfYH9WeA>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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