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아이랜드' 미성년자 기본권 지켰나?···여전히 아이돌오디션 방송에 논란인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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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0-09-2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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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net 제공]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여전히 문제다. 엠넷이 제작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미성년 출연자의 기본권을 여전히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CJ ENM은 '프로듀스101' 조작 사태로 인해 방송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 영향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CJ ENM 아이랜드, "미성년 기본권 보장 못해"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입수한 ‘아이랜드’ 출연 계약서에는 “출연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학습·인격·수면권 등을 보장하며 영리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과다 노출하거나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표현하는 행위를 요구하지 않는다. 과도한 시간에 걸쳐 일하게 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최근 종영한 ‘아이랜드’ 출연자 평균 나이는 17.2세로 대부분 미성년자다. 조 의원 측은 “엠넷이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시리즈에서 관련 논란이 불거진 후 촬영 환경을 개선했다지만, 여전히 계약서 내용은 부실하고 명문화된 조항도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출연료 논란도 불거졌다. 계약서에는 “프로그램 출연의 대가로 아티스트 1인당 회당 일금 10만원을 지급한다”고 돼 있지만, 수일에 걸쳐 촬영했어도 1회 분량으로 편집되면 10만원으로 계산될 수 있는데 이 역시 불합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중문화발전법상 오디션 출연자는 근로자로 분류하지 않아 이들에 대한 임금 조항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합숙을 하면서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방송계 일각에서는 연습생들이 방송에 자발적으로 출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을 비판만 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출연과 함께 막강한 팬덤을 확보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일부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촬영에 응하려는 미성년 연습생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엠넷은 “프로그램의 콘셉트 자체가 ‘아이랜드’ 참가자들이 정해진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게스트 방문, 무대 촬영의 경우 늦은 시간을 피해 이뤄졌으며, 그 밖의 일과는 참가자들이 자율적으로 정했다”고 해명했다.
 
조 의원은 “엠넷이 오디션을 개최할 때마다 미성년 참가자는 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오디션 장르를 안정적으로 제작하려면 미성년 출연자 보호 조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 기관이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한다”며 “이런 문제점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아이랜드 시청률 부진 "CJ 한숨 깊어져"
 
물론 일각에서는 연습생들이 방송에 자발적으로 출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을 비판만 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출연과 함께 막강한 팬덤을 확보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일부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촬영에 응하려는 미성년 연습생이 많다는 취지다.
 
하지만 엠넷은 '프듀' 시리즈 조작 논란 후 주 종목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갈림길에 선 상황이다. '아이랜드'도 이러한 점을 의식해 '프듀'와는 전혀 다른 포맷을 채택했고, 덕분에 시청률과 화제성은 '프듀' 시리즈에 못 미쳤지만 큰 논란은 없었다. 선발 그룹 엔하이픈에 대한 반응도 호의적이다. 그러나 프로그램 자체의 낮은 시청률은 CJ 역대 오디션 프로그램의 실적에 크게 미달하는 결과로 차기작 제작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을만큼 심각한 수준이었다.  

'아이랜드'는 엠넷이 조작사태로 힘든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2020년 최대 프로젝트였다. '아이랜드'는 K팝 스타가 탄생하는 과정을 그리는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BTS(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 ENM의 합작법인 '빌리프랩'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방시혁 빅히트 의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지코와 비가 프로듀서를 맡아 BTS를 이을 아이돌을 키워낸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6월 26일 엠넷에서의 첫 방송에서 0.4%, 3일과 10일 방송에서 각각 0.3%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종 회차는 0.8% 시청률도 방송 내내 0.4~5%대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 초기 '아이랜드' 조연출은 제작과정에서의 안전불감증 문제와 비인간적인 제작환경을 지적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낮은 시청률과 방송 안팎에서 불거진 문제들을 다스리지 못한 채 종영한 아이랜드는 CJ ENM에 큰 숙제로 남게됐다. CJ ENM이 음악 관련 방송에서의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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