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에 물적분할 조건으로 "650억원 콘텐츠 투자" 붙은 이유

차현아 기자입력 : 2020-09-26 09:00
비방송사업 존속법인 현대퓨처넷에 사내유보금 이관 문제 과기정통부 "현대HCN의 자산, 비방송과 방송분야에 균형있게 투자돼야"

현대HCN 외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KT스카이라이프에 인수를 앞둔 현대HCN의 물적분할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10월 중 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인수합병(M&A) 작업을 본격화한다. 최근 정부도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유료방송 M&A를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사 간 M&A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5일 고용승계와 미디어 콘텐츠 분야 투자 등을 조건으로 현대HCN의 물적분할과 최다액 출자자 변경신청을 승인했다.

과기정통부는 현대HCN이 오는 2024년까지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 658억원 규모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외에도 물적분할 이후에도 사업부문 별 종사자의 근로조건과 협력업체와의 계약관계를 승계해야 한다고 조건이 붙었다.

콘텐츠 투자가 조건으로 걸린 이유는 현대HCN의 물적분할 방식 때문이다. 현대HCN은 KT스카이라이프 매각의 사전작업으로, 현대HCN의 몸집과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해 매각가를 낮추기 위해 물적분할을 추진해왔다.

물적분할 후 신설법인 현대HCN은 렌털 서비스와 케이블TV 사업만 갖게되며 나머지 디지털 사이니지와 기업메시징 사업은 존속법인 현대퓨처넷으로 이관한다. 이와 함께 현대HCN이 보유하던 3500억원 규모 사내유보금 중 3300억원을 현대퓨처넷에 남기는 작업도 진행된다.

이에 정부는 현대HCN의 방송사업 매출을 방송과 무관한 사업을 맡게 될 현대퓨처넷에 이관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방송으로 번 돈은 방송 콘텐츠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조건을 부과한 이유로 "현대HCN의 자산이 방송사업 부문과 비방송사업 부문에 균형있게 투자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의 최종승인에 앞서 사전승인을 의결했던 방통위도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를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지난 23일 방통위는 현대HCN에 대한 물적분할 사전승인 당시 현대퓨처넷이 정부에 약속했던 콘텐츠 투자계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또한 투자의무는 현대퓨처넷이 갖되, 이를 이행하지 못했을 때의 책임은 현대HCN에게 부과했다. 현대퓨처넷은 방송사업자가 아니므로 방송법 등 관련 법에 의거한 제재 조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현대HCN의 물적분할은 매각에 앞선 사전작업에 해당한다. 현대HCN 측의 물적분할 작업이 정부로부터 최종승인을 받은 만큼 현대HCN과 KT스카이라이프 간 M&A도 본작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오는 10월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과제는 정부의 기업결합 심사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현대HCN을 인수한 이후 KT의 미디어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것을 우려해 다양한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KT그룹이 미디어 시장에서 가진 지배력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1위 사업자 KT계열(KT, KT스카이라이프)은 31.52%를 점유하고 있다. 최근 M&A를 추진하는 현대HCN이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는데, 점유율 3.95%를 보유한 현대HCN을 인수하게 되면 KT계열의 시장점유율은 35.47%로 올라간다.

다만 정부도 최근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통해 유료방송 M&A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역시 최종 일몰된 만큼, 업계에서는 현대HCN의 매각 작업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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