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완치 퇴원 끝 아니야‧‧‧'폐 손상'‧'피로감' 등 후유증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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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0-09-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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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팀, 페 세포 한 달 만에 3분의 1 이상 사멸해

  • 방역 당국,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후유증 조사 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 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초기 감염 후 몇 주간 폐 손상이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한국과학기자협회의 ‘코로나19 연구 속보’에 따르면 알리 골람레자네자드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19에 걸린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CT를 이용해서 한 달간 폐를 관찰한 결과 폐 세포의 3분의 1 이상이 사멸해 흉터로 남은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코로나를 앓거나 회복한 뒤에도 폐에 장기적 손상이 가해진다”면서 “상태가 호전된 후에도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골람레자네자드 교수는 “대다수 감염된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폐 손상을 확인할 가능성은 10% 미만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코로나19 완치자 2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중 35%가 기침, 피로, 호흡곤란 등 후유증을 겪는다고 답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사우스미드병원에서 코로나19 완치자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절반 이상인 81명이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지난 13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연구진의 코로나19 후유증 관련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진이 코로나19에 걸렸으나 입원하지 않은 21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44%가 흉통을 호소했고 38%는 두통, 36%는 근육통, 33%는 어깨뼈 통증을 각각 호소했다. 연구진은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코로나19 환자는 입원한 중증 환자와 달리 후유증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전달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방역 당국이 관리를 시작했다.

지난 8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완치한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브레인 포그(brain fog,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돼 생각과 표현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 가슴과 복부 통증, 피부 변색, 만성 피로 등 후유증을 겪는 중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완치자라는 말에 중, 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고 아직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 4월부터 국립중앙의료원을 통해 연구비 규모 3억 6000만 원을 투자해 후유증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8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약 30명을 대상으로 3개월마다 혈액을 확보하는 등 면역학적 분석을 진행하는 중”이라며 “이와 동시에 자세한 검진을 통해 폐 기능뿐 아니라 정신적 후유증까지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연구에서 주요 결과가 있으면 수시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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