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노조, 코로나19 경영난에도 투쟁 예고...리스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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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9-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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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과 더해져 시장 축소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경영난으로 임단협을 조기에 마무리한 쌍용차를 제외한 완성차 4사 모두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전기차 전환 이슈가 맞물리며 나온 일자리 축소 이슈가 업계에 번지면서 고용 보장이 협상의 주된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먼저 기아자동차 노사는 지난 10일 열린 ‘2020년 임금 단체협상’의 1차 실무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기아차 노조는 실무교섭 파행의 원인을 사측의 임금 차별로 돌렸다. 오너가의 급여는 높은 반면 조합원들의 임금인상은 코로나19 위기를 탓하며 자제를 요구한다는 이유에서다.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배경에는 전기차 체제 전환에 따른 고용 보장 문제가 버티고 있다. 노조는 전기차 핵심 부품을 현대모비스 등 부품사가 아닌 직접 생산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을 외부에서 생산하면 인력 감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아차 노조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우거나 기존 생산시설 중에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생산 효율과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전기차 전환과 맞물린 고용 불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국내에 신설하거나 기존 생산시설 중에서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책으로 E-GMP(전기차 전용 플랫폼)와 전기차 핵심 모듈 등을 완성차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고용 안정을 요구하며 임단협 협상 결렬 선언을 검토하고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했다. 노조는 르노 본사가 있는 프랑스의 노조들과 국제적인 연대를 하려면 민주노총 가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률이 3분의 2를 넘지 않아 부결됐다. 5월 르노 본사가 글로벌 공장 6곳에서 1만5000명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한국이 포함될 수 있다는 불안이 퍼지고 있다.

한국지엠(GM) 노조는 지난 10일 회사가 제시한 1차 제시안에 반발하며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이 진전된 안을 내놓기 전에는 교섭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사측은 새로운 형태를 지닌 2년 주기의 임금협약과 기본급 동결 및 호봉승급분 반영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즉각 거부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2022년 이후 부평2공장 생산 계획을 제시하라고 사측에 요구해왔다.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 등이 단종되면 공장 폐쇄나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와 전기차 시대의 전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안팎에선 임단협 불발과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이 더해져 국산차 내수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수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힘을 모아야 할 노사 관계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이 자동차 업계에 국한되지 않은 만큼 심각성을 인지하고 노사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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