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농가 장남서 아베 계승자까지…스가 요시히데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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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9-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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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파벌·비세습 의원으로 성장

  • 아베의 '입'에서 '계승자'로 등극

[사진=스가 요시히데 인스타그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14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차기 총리로 최종 확정되면서 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스가 총재는 일본 정계에서 보기 드문 무(無)파벌·비(非)세습 의원이다. 파벌도 없고 부모로부터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지도 않았다. 특히,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를 조부로 둔 아베 총리와 대조적이다.

그는 일본 아키타현 딸기 농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일본 동북부에 위치한 아키타현은 지금도 47개 일본 전체 현 중에 가장 가난한 지역이다. '개천의 용'을 꿈꿨던 스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무작정 도쿄로 상경했다. 골판지 공장에 취직해 막노동과 숙식을 이어가며 번 돈으로 호세이(法政)대 법학부 대학에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민간기업을 거쳐 오코노기 히코사부로 중의원 비서로 11년 동안 일하다가, 1988년 요코하마 시의회 의원으로 처음 선출직에 진출했다. 10년 가까이 지역구 기반을 밑바닥부터 다져온 끝에, 47세가 되던 1996년 요코하마 가나가와현 제2선거구에서 중의원으로 당선됐다. 

너무 다른 성장배경 때문에 접점이 없을 것 같았지만 두 사람은 2000년대 초반 '대북 강경론'을 함께 펼치며 가까워졌다. 극우 성향에 서로 공감한 스가는 아베에게 컴플렉스를 느끼기는 커녕 먼저 손을 적극적으로 내밀었고, 아베 총리의 1기 내각이 꾸려졌던 2006년에는 총무대신으로 발탁됐다. 스가는 아베가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다시 출마해 2기 내각을 출범시키도록 적극적으로 밀었다.

그 결과 2012년 12월 출범한 아베 내각의 관방장관으로 기용돼 아베 총리와 함께 '일본 최장수 총리-관방장관' 짝을 이뤘다. 스가가 당시 출마를 망설이는 아베 앞에서 "총재 선거에서 져도 좋으니 다시 한번 정치가 아베 신조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지금 당장!"이라고 세시간 동안 열변을 토한 일화는 유명하다. 2019년 4월 일본의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를 직접 발표해 국민들에겐 '레이와 아저씨(레이와 오지상)'로 이름을 알렸다.

스가 총재는 최근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반(조직·지지기반), 간판(지명도), 가방(선거 자금) 등 선거 승리에 필요한 3가지 조건이 하나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당선됐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한 바 있다. 자신이 온갖 고생을 하며 성장한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스가 총재는 2009년 9월 "파벌은 낡은 체질"이라며 고가파를 탈퇴한 것을 끝으로 무파벌로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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