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로나 집단면역 불가능…1440명 중 항체보유 1명

김태림·전환욱 기자입력 : 2020-09-14 18:01
대구 포함 13개 시도서 진행 거리두기, 백신 개발 전까지 유행 억제 유일 해법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대한 2차분 항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 속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도하고 있는 집단면역(국민 60% 항체 형성)이 국내에선 채택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방역당국이 국민 144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 1명(0.07%)에게서만 항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유행 상황이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혈청 공여자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4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6월 10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대구, 세종, 대전을 포함해 13개 시도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사람 1440명을 대상으로 검체를 수집했고, 이 검체를 분석한 결과 단 1명(0.07%)에게서만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보통 10~15일 이후부터 몸속에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중화항체가 형성되는데, 중화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인 항체 형성률 0.07%는 그만큼 국민 가운데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적고 ‘숨은 감염자’도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역사회에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어 집단면역을 통한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는 1차에서 제외된 대구 지역 145명이 추가됐다. 앞서 지난 4월 21일부터 6월 19일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수집한 1555건에 대한 항체검사 당시에는 양성이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서울 서남권 의료기관 내원 환자 1500건의 검체 중 1건이 양성으로 확인되면서 항체보유율은 0.03%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는 대구, 세종, 대전 지역이 검사에서 빠졌는데, 특히 대규모 집단감염이 있었던 대구가 빠져 검사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표성을 갖기에는 표본의 수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 유행 상황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면서 “연령대나 지역에 따른 혈청 공여자를 좀 더 많이 모아야 한다. 몇 만명 수준에서 조사가 돼야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대본 역시 이를 고려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이 발생한 8월 중순 이후 일반인을 상대로 3차 항체보유율 조사에 나선다. 대구·경북 지역 일반인과 의료진 등 3300명과 전국 단위의 지역별 항체보유율 확인을 위한 군 입소 장정 1만명 및 지역 대표 표본집단 1만명 항체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 시기는 9월말이나 10월초가 될 것으로 방역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조사 결과 역시 1·2차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차 유행 끝난 다음에 검사 하더라도 지금 결과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엄 교수도 “하루 몇천 명씩 확진되는 대유행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항체 형성률이) 10%대 전후로 급증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유행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항체보유율이 매우 낮아 집단면역은 채택할 수 없는 방역 전략이란 점을 다시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백신이 나올 때까지 지금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상황을 잘 통제해 나가며 버텨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림·전환욱 kt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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