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추가제재 D-1] 韓 반·디 업계 초긴장…메모리 수출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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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장은영 기자
입력 2020-09-14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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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기업 화웨이 관련 매출 약 13조원

미국이 중국 화웨이로 반도체가 공급되는 것을 막는 추가 제재안 발효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반도체 업계와 디스플레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새롭게 적용되는 제재안을 적용하면, 국내 업체는 어떤 형태의 해외생산 제품도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는 만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중 갈등의 영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업계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화웨이 매출 금액은 약 13조원이다. 삼성전자의 화웨이향(向) 매출은 전체 매출 비중의 3%인 7조3000억원, SK하이닉스는 11.4%인 3조원을 차지한다. 이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도 화웨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납품하고 있다.

당장 국내 기업들로서는 화웨이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4분기 이후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하지만 화웨이의 빈자리를 다른 중국 업체가 채우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화웨이의 스마트폰 빈자리는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이 메울 가능성이 크다. 5G 장비 분야는 중흥통신(ZTE) 등 업체가 대체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 물량 감소로 단기적인 매출 타격이 있겠지만, 샤오미와 오포 등 업체의 물량을 받아 와서 위기를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샤오미는 SK하이닉스에 넷째로 큰 고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화웨이가 스마트폰 물량을 줄이면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물량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상무는 “화웨이를 제외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가 메모리를 확보해야 할 것이고, 전체적으로 시장 수급은 바뀌는 게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강화된 화웨이 추가 제재안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기업은 15일 이후로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다. 이번 조치로 화웨이와 화웨이의 해외 계열사 38개가 추가로 제재를 받게 된다. 총 152개의 화웨이 계열사가 제재 대상이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안은 미국 기술과 장비,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만든 모든 반도체를 화웨이에 팔 경우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화웨이와 화웨이 계열사로 향하는 모든 반도체 부품의 공급을 금지하는 조치다.

문제는 미국의 제재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제재가 나올 수 있다. 당장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에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 중국 압박으로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를 향한 발걸음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와 2~3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중국 반도체 업계가 추격에 속도를 내면 몇 년 안에 국내 업계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니혼게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은 2020년 상반기에만 증권시장을 통해 1440억 위안(약 25조원)을 확보했다. 이는 2019년 한 해 동안 조달한 금액(650억 위안)의 2.2배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화웨이를 상대로 한 한국 기업의 반도체 수출은 타격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국이 이번 제재를 계기로 첨단 반도체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이 중국과 기술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화웨이 하이실리콘 5G SoC '기린820'[사진=화웨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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