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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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인공지능국민운동본부 공동의장
입력 2020-09-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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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퇴근 사라지고, 재택근무와 홈스쿨링 빠르게 늘어난다

  • “퇴직할 때까지 재택근무”, “졸업할 때까지 집에서 공부?”

  • 페이스북·트위터·슬랙 “퇴직할 때까지 재택근무”

 

[문형남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 유행)으로 재택근무가 글로벌한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 먼저 선진국 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일부 기업들은 최근 올 연말까지 또는 내년 연말까지로 재택근무를 연장하기로 했으며, 몇몇 기업들은 무기한 또는 평생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직장인들이 직장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근무하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공부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홈스쿨링도 늘어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수 기업들이 올 연말까지, 아마존이 당초 오는 10월까지로 예고했던 본사 재택근무 정책을 내년 1월까지 연장했다. 애플은 2020년 말까지 지점 폐쇄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한편 애플 등 다른 IT기업도 2020년 말까지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글로벌 SNS 기업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기업용 메신저 업체 슬랙은 원하면 영구히(퇴직 때까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과 우버는 최근 자발적 재택근무 지침을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자동차회사 포드는 지난 7월 미국 내 직원들에게 내년 말까지 재택근무 선택을 허용했다. 미국의 신용카드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는 재택근무 지침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스퀘어(Square)는 원하는 직원에게 무기한 재택근무를 허용했으며, 미국의 많은 기업이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에도 재택근무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트위터는 원하는 직원들은 평생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고 밝혔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12일 직원들에게 메일 한 통을 보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재택근무를 하고 싶으면 계속 집에서 일하라는 내용이었다. 트위터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커지면서 지난 3월 초부터 전 세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해왔다. 재택근무에 필요한 물품 구매비, 네트워크 이용료, 자녀 돌봄 비용 등도 지원했다. 그런데 사무실 출근이 가능해지더라도 퇴직할 때까지 집에서 일할 기회를 준다고 발표한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트위터와 비슷한 방침을 내놨다. 2020년 5월 21일 직원들과 주간 화상 회의에서 “10년에 걸쳐 회사 운영 방식을 재택근무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일부 엔지니어에게만 원격근무를 허용하고, 이후 다른 직원에게도 집에서 일할 기회를 준다고 했다. 저커버그는 “10년 안에 페이스북 직원 절반이 재택근무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MIT가 미국인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4.1%가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로 변경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14.6%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총 노동인구의 48.7%가 재택근무를 한다는 의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갤럽의 패널 자료에 따르면 재택근무 근로자의 비율은 3월 중순 31%에서 4월 말에는 63%로 상승했다.

갑자기 확산된 재택근무는 해결할 문제점도 안고 있다. 세계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로 대대적인 전환을 시작하고, 코로나19 이전의 근무 형태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근무시간 이외에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포함해 재택근무를 할 때 근로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주목받는 것은 특히 재택근무를 할 경우 업무시간의 구분이 없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IT기업에서 시작된 재택근무가 여러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나 크게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재택근무가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이며 뉴노멀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여 국내 기업과 직장인들도 재택근무에 대한 준비를 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가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기술적인 뒷받침뿐만 아니라 법·제도·사회·문화적인 보완도 뒤따라야 한다. 재택근무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므로 장점을 잘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직장인들은 직장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가 늘고 있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는 비대면(언택트) 교육과 홈스쿨링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이 떠오르면서 이동통신 3사는 온라인 교육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온라인 교육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원격교육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홀론IQ에 따르면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은 올해 2270억 달러(약 270조원) 규모에서 2025년 4040억 달러(약 479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시장전망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추정치보다 무려 630억 달러(약 75조원)나 늘어난 수치다.

학생들이 학원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홈스쿨링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홈스쿨링도 기존 교과목 중심에서 벗어나서 창의력과 인성 교육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홈스쿨링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 콘텐츠가 많이 부족해서 좋은 교육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교육 콘텐츠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및 5G가 잘 접목되면 실감형 콘텐츠로서 교육 성과가 크게 증대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여러 분야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데, 그중에서 직장인의 근무 형태와 학생들의 공부 방식 변화는 우리의 주변에서 금방 닥칠 커다란 변화이므로 기업들과 직장인, 학교와 학생 및 학부모들은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인공지능국민운동본부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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