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날 올거야“...마스크 쓴 캣츠 ‘희망‘을 들려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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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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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캣츠‘ 40주년 기념 내한공연

  • 코로나 예방 ‘메이크업 마스크‘ 분장

고양이 럼 텀 터거 역을 맡은 댄 파트리지(가운데)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캣츠’ 40주년 기념 내한공연에서 동료 배우들과 함께 노래하는 장면. [사진=에스앤코 제공]


“밤하늘 달빛을 바라봐요. 아름다운 추억에 마음을 열어요. 그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날 올 거야."

뮤지컬 ‘캣츠’에서 제마이마 역을 맡은 배우 홀리 윌록이 2막 초반에 한국어로 부른 ‘메모리’(Memory)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구름 한 점 없는 가을하늘처럼 청아한 목소리가 “괜찮아. 괜찮아”라고 위로를 건네는 것 같았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캣츠’ 40주년 기념 내한공연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명작의 감동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켜준 무대였다.

1981년 5월 11일에 영국 웨스트 엔드 뉴런던 시어터에서 초연된 캣츠는 전 세계 30개국 300개 도시에서 공연돼 8000만명이 관람한 명작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T.S. 엘리엇의 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답고 신나는 음악과 역동적인 군무, 예술적인 무대 연출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캣츠’는 고양이 26마리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전한다. 한때 아름다운 고양이였지만 바깥세상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고양이 그리자벨라로 분한 조아나 암필이 부르는 ‘메모리’와 젊은 시절 유명한 배우였지만 지금은 중풍을 앓고 있는 ‘극장 고양이‘ 거스의 이야기는 노년의 삶에 대해 가슴 깊이 생각하게 했다.

2011년 30주년 무대에서 그리자벨라역으로 관객들을 만났던 가수 인순이는 “고양이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가 세상을 살아나갈 때 겪을 수 있는 그런 일들이다”며 “‘정말 삶이란 이런 거구나. 이렇게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이 든 목소리와 모습으로 과거의 화려한 시절을 떠올리는 거스에 대해 인순이는 “화려했던 그때가 전부는 아니었다. 지금의 나이 든 모습도 아름답다”고 짚었다. 

이처럼 ‘캣츠’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공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캣츠’ 제작진은 ‘메이크업 마스크’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놨다. 극 흐름상 객석을 통과해야 하는 몇몇 장면이 있는데, ‘메이크업 마스크’를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실제 분장과 구분이 거의 되지 않을 정도로 세밀하다. 상상력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했다. 

1986년부터 오리지널 협력연출과 안무를 맡은 고(故) 질리언 린과 함께 무대를 연출해온 협력연출 크리시 카트라이트는 “‘캣츠’는 태어날 때부터 즉흥성을 품고 있는 작품이다. 매 공연마다 변화를 주면서 노력해왔다”며 “그 신선함이 우리를 매료시키며 40년 가까이 공연될 수 있었던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트라이트 연출은 “바로 지금 필요한 희망과 구원에 관한 내용을 ‘캣츠’가 담고 있다. 모두가 살면서 꼭 생각해봐야 할 메시지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와 안무가 있는 마법 같은 ‘캣츠’ 40주년 공연을 올릴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하다”며 “이 특별한 순간의 ‘메모리’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공연은 11월 8일까지. 
 

그리자벨라 역을 맡은 조아나 암필이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캣츠’ 40주년 기념 내한공연에서 ‘메모리’를 부르는 장면. [사진=에스앤코 제공]

 

메이크업 마스크를 쓴 배우들 [사진=에스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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