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안팎 논란만 1년… 끝 보이는 '조국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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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09-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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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1월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6일 기소된 이후부터 따지면 사실상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실관계를 다퉈온 셈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사건이기 때문에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은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오히려 법정 밖에서 벌어지는 논란은 더 가열차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명명돼 법정 안팎으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지난 한해를 되짚어봤다.
 
청문회 당일 ‘기습기소’... 공소시효 만료가 이유?
지난해 9월 6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일 오후 10시 50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를 주된 사유로 정 교수를 기소했지만 재판이 시작되자 1년간의 시간 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은 애초 2012년 9월 7일 공소시효 만료라고 주장하며 정 교수를 기소했지만, 검찰이 제출한 추가 공소장에서는 2013년 2월 정 교수가 위조를 했다는 것.

이 때문에 전임 재판부였던 송인권 부장판사는 현저한 사실관계 차이가 있다며 1차, 2차 공소장을 스크린에 띄워놓고 비교했다.

구체적으로 표창장 위조와 관련해 검찰이 제출한 첫 공소장에는 '2012년 9월 7일, 신원불상의 사람과 동양대에서 표창장 문안을 만든 이후 직인 날인' 등의 공소사실이 기재됐다.

하지만 추가 공소장에는 '2013년 2월, 딸 조모양과 서울 서초구 피고인 주거지에서 워드로 삽입 직인을 캡처해 오려내 위조' 등의 내용으로 변경됐다.

이른바 ‘날인’과 ‘캡처’ 논란의 시작이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중기소’라는 것.

'이중기소'라는 비판을 뒤로한 채 검찰은 바뀐 공소사실로 다시 기소하는 방법을 선택했고, 표창장 위조 혐의를 두고 3개의 사건이 한 재판에서 진행되고 있다.
 
"교육자의 양심"… 최성해와 조카의 엇갈린 증언
지난달 27일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조카 이모씨는 정 교수의 재판에 출석해 폭탄발언을 내놓았다. 최 전 총장이 어떤 의도를 갖고 행동했다는 취지다.

지난해 9월 4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최 전 총장은 표창장과 관련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진실을 이야기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도 했는데 교육자는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총장상을 수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최 전 총장이 작년 8∼9월쯤 '내가 윤석열 총장과 밥도 먹었고, (나와 윤 총장이) 문재인과 조국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너도 깝치지 마라', '너(외조카)도 구속시켜 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지난해 8∼9월은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됐던 때로, 자녀 입시문제와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일면서 검찰이 막 수사에 나선 시점이었다.

하지만 최 전 총장의 동기를 문제삼는 증언이 나오자 검찰과 일부 언론에서는 이씨의 신뢰도를 문제 삼았다. 대표적으로 조민씨를 봤다는 주장 자체가 허구라는 것.

이씨는 “(카페를 운영하던) 2012년 여름 동양대에서 조민을 봤다”거나 “동양대에서 정 교수의 아들을 봤다”는 증언을 내놓았다. 이에 검찰은 계약서상 카페 계약 시기는 2013년 7월이라며 이씨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검찰과 최 전 총장의 주장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씨의 증언대로 2012년 2월 16일 실제로 카페가 운영됐을 뿐더러 이씨가 카페를 운영했다는 자료들이 나온 것.

특히 최 전 총장의 폭로 자체에 의도가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도 등장하고 있다. 아주경제가 확보한 최 전 총장의 최측근 정모씨 녹음파일에는 애초 "교육자의 양심"을 운운한 최 전 총장의 발언이 계획된 것이라는 발언도 등장한다.

정씨 : 총장님이 경솔하게 터트렸느냐, 8월 20일부터 다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갈 거냐 갈림길에 서 있었습니다. 조국 편 잘못들었다가는 자유한국당이 정권 잡으면 학교 문 닫아야돼. 그렇잖아요 자한당이 놔 두겠어요.

대화 상대방 : 지금 정권이...

정씨 : 그러니까 살아있는 권력이니까 어떻게 할 거냐를 총장님이 아마 엄청나게(중략)

 
이르면 11월 선고… 재판의 향방은
정 교수의 재판은 이르면 11월 끝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증인은 많지 않다. 입시 비리와 관련해 동양대 교수와 교양학부 조교, 어학교육원 원어민 교수 등이 남아있고 사모펀드와 관련해선 정 교수의 동생 정모씨와 '익성' 관계자들이 잇따라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월 4일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재판부가 횡령·배임의 공범이라고 언급한 이봉직, 이창권 등이다. 증인신문은 9월 중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10월 22일에는 검찰의 피고인신문이 진행된다. 지난 1년간 법조계, 정치권 등에서 첨예하게 다툰 사안인 만큼 재판부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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