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뛰어든 강남 김여사] 강남 3구 투자자 가운데 여성이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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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9-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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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40대 전업주부 김선영씨(가명)는 최근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일이 잦아졌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주식 관련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어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맘카페를 통해 알게 된 엄마들과 대화를 나누면 주제 대부분이 주식 이야기”라며 “주변의 권유로 카카오 등 언택트 관련주를 추천받아 투자한 뒤 20% 넘는 수익률을 얻게 돼 현재까지도 주식투자를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 와타나베 부인이 대표적인 재테크 투자자들이라면, 최근 한국에는 강남 김여사가 있다. 주식시장 격언 중 ‘아이를 안은 주부가 객장에 보이면 시장은 이미 고점’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강남 주부 투자자들의 비중이 크게 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묻지마 투자가 아닌, PB들과의 상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재테크에 나서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스마트 개미’가 됐다면, 강남 주부들은 ‘스마트 김여사’가 된 거다.

본지는 국내 주요 증권사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등 강남지점 프라이빗뱅커(PB) 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최근 강남 김여사들의 투자 트렌드를 분석해봤다. 그 결과 고객 중 30~60대 연령대의 여성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라고 답변한 PB는 16명(37.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40%가 11명(25.58%), 20% 미만이 9명(20.93%)으로 집계됐다. 60~70%라는 답변도 6명(13.95%)에 달했다. 여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라는 얘기다.

또 PB들이 관리하는 전체 자산 중 30~60대 여성 고객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설문한 결과 20명(46.5%)이 30~40%대라고 대답했다. 이어 20% 미만이 10명(23.25%), 40~50%는 8명(18.6%) 등이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80% 이상이라고 답변한 PB는 1명(2.32%)이었고, 60~70%도 3명(6.97%)이나 됐다. 지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거액 자산가들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30~60대 여성 투자자가 늘어난 이유는 본인과 배우자의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주택 구입과 자녀교육 등 씀씀이가 큰 만큼 자산증식에 대한 욕구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저금리 기조와 더불어 부동산 규제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 김여사는 최근 국내를 비롯해 해외 주식시장이 활황을 이어가자 주식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한 강남지역 PB는 “주식시장이 식고 부동산이 활황이던 시절에는 여성 투자자 비중이 30%대에 불과했다”면서 “인터넷(유튜브)이나 방송을 통한 정보 습득이 많아지면서 관리자 중심의 종목 선택보다는 본인의 의견을 포함해 종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PB는 “해외 주식과 달러, 금 등 자산군이 다변화되고 있다”면서 “주식을 직접 공부하고 물어보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반대로 초보투자자들도 늘었다는 답변도 많았다. 한 PB는 “주식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종목만 듣고 오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들은 상승장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욕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한 PB는 “지인의 추천에 따라 주식시장 신규 진입 고객 비율이 높고 기존 고객 추가 입금도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은행과 부동산 등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니즈(욕구)가 증가한 게 이유”라고 말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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