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vs SK이노, 주말에도 배터리 ‘장외 설전’···합의前 신경전 최고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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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9-0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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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이어 6일에도 각각 입장문 발표···LG화학 선공에 SK이노 반격

국내외에서 전기차 배터리 특허 소송전이 한창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주말에도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LG화학이 포문을 열면 SK이노베이션이 맞받아치는 형국이다.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은 6일 'LG화학의 억지왜곡 주장에 대한 입장'이란 입장문을 통해 "LG화학은 아니면 말고 식의 비방을 반복해오고 있으나, 당사는 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엄정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LG화학이 같은 날 오전 내놓은 'SK 입장에 대한 LG화학의 당부사항'에 대한 반박문 성격을 띠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는 지난 4일에도 미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과 관련해 입장문 공방을 벌였다. 불과 이틀 만에 양사는 다시 언론을 통한 장외 설전을 이어가면서 신경전이 극에 달하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현재 '994 특허'를 놓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문제의 994 특허는 2015년 6월 SK이노베이션이 등록한 특허다. SK이노는 지난해 9월 ITC에 LG화학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LG화학은 SK이노가 994 특허를 출원한 2015년 6월보다 훨씬 이전부터 선행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미 2013년부터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에 판매된 LG화학 A7 배터리가 해당 기술을 탑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날 두 회사가 내놓은 입장문에도 994 특허를 두고 시시비비 공방이 치열했다. LG화학은 거듭 "SK의 994 특허에 대한 기술은 당사가 A7 배터리 개발 당시 (먼저)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배터리 분야의 선도기업으로서 개발된 기술의 특허 등록은 핵심 기술로서의 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등 엄격한 기준을 고려해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SK이노의 특허등록을 평가절하했다.

그러자 SK이노는 "LG화학은 소송이 제기된 후 첫 번째 서면에서 자신들의 100여개의 특허를 나열하며 당사의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당시 A7 제품은 서면에 포함되지 않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화학은 특허 소송이 제기되기 전에는 A7 제품이 당사의 특허에 항변하기 위한 제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SK이노는 "그동안 LG화학은 활발히 관련 특허 출원을 모니터링하면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었으나 2015년 당사가 994 특허가 출원됐을 때 아무런 이의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허 출원 당시에는 LG화학이 A7 제품을 994 특허의 선행기술로 인식하지 않고서 이제 와서 선행기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주장이다.

양사는 특허기술뿐만 아니라 일련의 소송과 재판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를 두고도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LG화학은 994 특허 발명자가 자사에서 SK이노로 전직한 연구원이라면서 "모방 기술로 특허를 출원하고, 소송까지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SK이노는 특허침해 소송 중 해당 연구원이 A7을 미리 인지해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SK이노는 LG화학이 단편적인 사실을 부풀려 고의로 사건을 오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우선 SK이노는 해당 연구원은 A7 제품이 만들어지던 시기(2013년)보다 훨씬 전인 2008년 SK이노로 이직했기에 기술을 훔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LG화학이 주장하는 증거인멸 여부에 대해서도 "시스템상 임시 파일이 자동 삭제됐을 뿐 원본 문서들은 법원 명령에 따라 보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이노 관계자는 "2008년 퇴직한 연구원이 2013년 출시된 제품의 기술을 훔쳐 2015년에 특허를 출원했다는 것이 LG화학의 주장"이라며 "또 LG화학이 억지로 주장하는 증거인멸도 정직한 소송행위가 아니라 당사의 이미지를 깎아내려 소송 및 협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비신사적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LG화학은 배터리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제성장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대화를 통해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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