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거래 '절벽'…임대차법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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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20-09-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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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월세 물량 줄고 가격 고공행진…반전세도 늘어

[사진= 연합뉴스 제공]


계약갱신청구권 등 주택임대차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한 달 동안 서울에서 전·월세 거래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전환율 시행 등 임대차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세물건은 줄었고, 가격은 껑충 뛰어올랐다. 특히 송파구 등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일부 지역에선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등 반전세 계약의 비중이 급증했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계약은 총 6495건이었다. 지난달(1만1808건)과 비교해 45% 감소했고, 작년 8월(1만4865건) 대비 56% 줄었다. 8월 체결된 계약의 신고 기한이 한 달여 정도 남은 만큼 추후 거래량 신고될 가능성이 있지만 1만 건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건수가 1만건을 넘지 못할 경우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임대차 거래가 1만건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전월세 거래 감소는 올해 하반기 예고됐던 주택공급 부족과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임대차3법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규 임대차법이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5% 수준에서 올려주고 2년 더 거주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며 전세 공급이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재건축 아파트도 6·17 대책에 포함된 '2년 실거주 요건'으로 집주인들이 들어와 살려고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전세물건은 더욱 감소하는 추세다.

시장에 전세물건이 씨가 마르면서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011만원을 기록했다. 2011년 6월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월과 비교해 0.68% 올랐다. 2015년 12월(0.7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9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6월 0.24%, 7월 0.45%, 지난달 0.65%로 3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빨라지고 있다.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반전세 비중은 14.3%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지난달(10.1%)보다 4.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전세는 서울시 기준으로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형태를 말한다.

특히 송파구의 반전세 비중이 지난달 14.4%에서 이달 42.8%로 급증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부동산 중개업소와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에 따르면 트리지움 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7월 거래된 전월세 6건 중 3건이 반전세 형태로 계약됐다. 보증금이 6억~9억원, 월 임대료는 20만~95만원 수준이다. 송파구 잠실엘스 84㎡의 경우 지난 7월 보증금 6억원에 월세 90만원(25층)에 임대차 계약을 했는데, 최근 보증금 6억원에 월세 140만원(18층)에 거래를 마쳐 월세 50만원이 뛰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물건 감소는 임차인들의 주거 비용 증가로 서민의 주거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저금리 현상에 따른 반전세 전환 증가로 서민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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