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코로나19 재유행에 경제회복 모멘텀 상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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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8-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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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하루 확진자 1만명 쏟아져...3Q 회복 경고등

  • 방역망 유지되는 독일은 경제 정상화 진행 중

[사진=AP·연합뉴스]


유럽 경제가 올해 3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회복 모멘텀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라별로 재확산 속도에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4월 정점 수준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는 스페인은 회복이 크게 지연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컨설팅회사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의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전분기 대비 8.6%로 제시했다. 숫자만 보면 1995년 이후 최고의 성장률이지만 실상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일부 만회하는 수준이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분기에 전기비 3.6% 감소했고, 2분기에는 12.1% 더 줄었다.

4월 코로나19 정점 후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6월부터 경제가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유로존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에 육박하며 4월 정점 수준을 뛰어넘는 등 재유행이 심각하다. 그만큼 경제 회복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기업 신뢰도 같은 공식 지표뿐 아니라 교통허브 이동량 같은 다양한 형태의 고빈도 지표들은 코로나19 재유행과 맞물려 둔화세가 뚜렷하다. 박스오피스 지표도 다시 고꾸라졌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니콜라 노빌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스페인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제가 재개되면서 3분기 스페인 GDP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다면서 "아직 다른 나라는 하향 조정이 안 됐지만 최근 확산세를 지켜보면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28일 프랑스의 신규 확진자는 7379명을 기록, 3월 31일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프랑스 정부는 3~5월 같은 엄격한 이동제한이나 영업금지는 가급적 피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필요하다면 다시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가계 신뢰도나 차량 이동 등의 지표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지만 박스오피스 매출은 가파른 내리막을 그리기 시작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제시카 힌즈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경제 회복세는 스페인을 능가하겠지만 3분기 경제가 반등해도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되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는 2022년 말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경우 방역망이 유지되면서 8월 경제 신뢰도나 고빈도 지표들 역시 꾸준히 개선 추세를 그리고 있다. 2분기 말 GDP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11.5% 감소했지만 다양한 경제 부분에서 정상화가 진행 중이다. 일례로 산업생산을 가늠할 수 있는 8월 말 독일 트럭 통행료 지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되찾았고 식당 예약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ING리서치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유로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은 대체 경제활동 지표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로존 코로나19 거점으로 꼽히던 이탈리아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아래에 머물면서 비교적 확산이 잘 억제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낙 피해가 막심했던 터라 회복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FT는 이탈리아가 코로나19로 인해 약 20년의 제 성장이 물거품됐으며 안 그래도 심각하던 국가채무 부담 역시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경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남부와 독일 같은 북부 선진국들의 경제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부 유럽의 경우 금융 및 정보통신 산업이 발달해 위기를 버틸 여력이 있지만 남부 유럽은 관광업 비중이 높아 코로나19로 특히 큰 피해를 봤다. 경제 격차가 벌어지면 유로존 균열도 심화할 공산이 크다.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초기 경기 반등 후 회복세는 지역별로 차이가 더 두드러질 것이다. 남북 격차를 좁힐 유럽 경제회복기금이 집행되려면 내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7500억유로(약 1050조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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