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점령한다"...'100조 갑부' 암바니, '4조원' 들여 오프라인 공략 시작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지현 기자
입력 2020-08-31 11:2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印 2위 유통기업 퓨처그룹 사업 인수...소매시장 진출 가속

  • 온·오프라인 상거래 시장, 아마존·월마트·릴라이언스 3파전

재산만 100조원에 달하는 인도 최대 갑부 무케시 암바니의 릴라이언스그룹이 인도의 오프라인 물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4조원을 들여 인도 2위 유통기업을 인수한 암바니는 본격적으로 경쟁업체인 아마존과 월마트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인도 길거리의 릴라이언스 간판 모습.[사진=EPA·연합뉴스]

릴라이언스, 印 토종 유통업체 흡수...아마존·월마트와 3파전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외신은 인도 릴라이언스 리테일 벤처스가 인도 2위 유통기업인 퓨처그룹의 도·소매 부문과 물류 사업 부문을 33억7000만 달러(약 3조9837억원)에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릴라이언스 리테일 벤처스는 릴라이언스그룹의 자회사로, 릴라이언스그룹은 석유·화학부터 통신, 전력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인도 최대 기업이다.

FT는 이날 인수 거래에 대해 "릴라이언스가 중공업 기업에서 소비재·통신 대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일환"이라면서 "향후 아마존과 월마트의 플립카트와 싸울 계획을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역시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이 통신 분야를 장악한 데 이어 오프라인 리테일과 이커머스 분야에서도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향후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3억8000만명으로 세계 2위 인구 대국인 인도의 유통시장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연간 8500억 달러(약 1005조원) 규모인 인도의 소매 시장은 여전히 대기업 체인과 전자상거래 비율이 11% 미만일 정도로 현대화 진행이 더디다. 대부분의 소매 거래는 자영업자들의 소형 골목 상점을 통해 이뤄진다.

현재 인도에서 가장 큰 유통기업은 미국 월마트가 인수한 플립카트다.

퓨처그룹은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유통기업으로, '인도의 소매왕' 키쇼르 비야니 회장이 설립했다. 인도의 유명 슈퍼 체인 '빅 바자르'를 소유하고 있으며, 인도 전체 오프라인 매장 점유율의 3분의1을 차지한다.

최근 인도 소매시장에는 플립카트와 아마존, 릴라이언스 리테일이 난입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퓨처그룹은 이들 기업과 달리 별도의 자체적인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퓨처그룹의 부채 규모가 17억 달러(약 2조96억원) 넘게 늘어나자, 비야니 회장은 사업 매각을 추진해오고 있었다.

2017년 본격적으로 인도 유통시장에 진출하며 큰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 아마존은 지난 2018년부터 퓨처그룹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아마존은 지난 8월 자회사인 퓨처리테일의 주주인 퓨처쿠폰스 지분 49%를 1억9700만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결국 퓨처그룹의 핵심 사업부가 릴라이언스그룹으로 돌아가면서, 향후 인도 유통시장을 놓고 벌이는 인도 현지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 vs 릴라이언스, 印 온·오프라인 시장 주도권 놓고 벼랑 끝 경쟁

릴라이언스그룹과 아마존은 인도의 온·오프라인 상거래 시장 주도권을 놓고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초 인도를 방문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21세기는 인도의 세기가 될 것"이라면서 인도 사업 확장을 위해 65억 달러(약 7조6837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지난 5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주의 수도 방갈로르 등 4개 지역에서 음식 배달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작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온라인 약국 사업을 출범했다.

아마존의 약국 서비스는 온라인 주문을 통해 기초 건강기기와 건강식품, 처방전 제조약, 처방전 없이도 구매가 가능한 인도 전통 약품인 아유르베다 약을 배달 제공한다.

아마존의 발표 후 나흘만인 18일 릴라이언스그룹 역시 온라인 약국 사업에 뛰어들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릴라이언스는 8300만 달러(약 62억 루피·981억원)을 들여 인도 제약사 비탈릭 헬스와 온라인 약국 자회사인 넷메즈의 지분을 각각 60%와 100% 인수했다.

한편, 지난 9일 블룸버그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의 재산을 806억 달러(약 95조원)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암바니 회장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이은 세계 4위 재벌에 올랐다. 
 

작년 3월 장남 결혼식에 참석한 반기문 전 UN 총장을 맞이하는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사진=AP·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