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 7조' 조은산, 림태주에 "굴복시키려 들지마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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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08-3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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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림태주의 '하교'에 반박글 다시 올려

[사진=림태주 페이스북, 진인 조은산 블로그]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로 현 정부를 비판해 화제를 모은 진인 조은산이 자신을 '편파에 갇힌 졸렬한' 사람으로 비평한 시인 림태주의 글을 반박하고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은산은 전날(30일)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백성 1조에 답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너의 백성 1조는 어느 쪽 백성을 말하는 것이냐 뺏는 쪽이더냐 빼앗기는 쪽이더냐"라고 반문했다.

조은산은 "네 스스로 너의 백성은 집 없는 자들이고 언제 쫓겨날지 몰라 전전긍긍 집주인의 눈치를 보는 세입자들이고 집이 투기 물건이 아니라 가족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이라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단히 일하고 부단히 저축하여 제 거처를 마련한 백성은 너의 백성이 아니란 뜻이냐"라며 "나는 오천만의 백성은 곧 오천만의 세상이라 하였다. 너의 백성은 이 나라의 자가보유율을 들어 3000만의 백성뿐이며 3000만의 세상이 2000만의 세상을 짓밟는 것이 네가 말하는 정의에 부합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는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뿜는 심정으로 상소를 썼다. 정당성을 떠나 누군가의 자식이오 누군가의 부모인 그들을 개와 돼지와 붕어에 빗대어 지탄했고 나는 스스로 업보를 쌓아 주저 앉았다. 너는 내가 무엇을 걸고 상소를 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고 썼다.

이어 "​감히 아홉의 양과 길 잃은 양, 목동 따위의 시답잖은 감성으로 나를 굴복시키려 들지말라. 네가 아무리 날고 기는 시인이라 한들 초야에 묻힌 목소리가 더 한이 깊은 법, 나의 감성이 드러나면 너는 물러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시인 림태주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금이 답하는 형식의 글 '하교_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는 글을 올려 진인 조은산을 맹비판했다.

림씨는 "너의 '시무 7조'가 내 눈을 찌르고 들어와 일신이 편치 않았다. 한 사람이 만백성이고 온 우주라 내 너의 가상한 고언에 답하여 짧은 글을 내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조은산을 향해 "너의 문장은 화려하였으나 부실하였고, 충의를 흉내 내었으나 삿되었다(보기에 하는 행동이 바르지 못하고 나쁘다)"고 상소문을 비판했다.

이어 "너는 헌법을 들먹였고 탕평을 들먹였고 임금의 수신을 논하였다. 언뜻 그럴 듯했으나 호도하고 있었고, 유창했으나 혹세무민(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임)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편파에 갇혀서 졸렬하고 억지스러웠고, 작위(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그렇게 보이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하는 행위)와 당위(마땅히 그렇게 하거나 되어야 하는 것)를 구분하지 못했고, 사실과 의견을 혼동했다"고 진은산의 '시무 7조'를 혹평했다.

림씨는 "무지는 스스로를 망치는 데 쓰이지만, 섣부른 부화뇌동은 사악하기 이를 데 없어 모두를 병들게 한다. 내가 나를 경계하듯이 너도 너를 삼가고 경계하며 살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백성의 한숨을 천명으로 받든다"며 글을 끝맺었다.

현재 림태주 시인의 페이스북에서 '하교' 글은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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