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5G, 60cm만 움직여도 끊긴다" 美 통신시장에서 벌어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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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8-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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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라이즌 비방 광고 한 T모바일에 美 정부 "과장광고"

  • 2위 사업자로 올라선 T모바일의 공격적인 행보 분석

[최근 T모바일이 공개한 자사와 버라이즌 5G 가용범위.]

버라이즌과 T모바일, AT&T 등 미국 이동통신 3사가 타사 5G 광고를 두고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타사 광고가 5G 속도와 가용범위를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 소비자를 오도할 우려가 있다며 상대를 정부 당국에 신고했다. 최근 T모바일이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 2위로 올라서며 통신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여파로 풀이된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광고 심의기구 NAD(National Advertising Division)은 T모바일에 5G 가용범위 관련 광고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T모바일은 버라이즌과 자사 5G 가용범위를 비교하는 광고를 공개했다. T모바일은 광고에서 자사 5G 가용범위는 AT&T와 버라이즌을 합친 것보다 넓으며, 버라이즌 가용범위는 미국 전역의 1%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T모바일은 또한 타사 5G는 2피트(약 60cm)만 고객이 이동해도 속도가 떨어진다고 묘사했다.

NAD는 "T모바일의 5G가 타사보다 빠르다는 근거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며 "(T모바일의 광고내용처럼) 버라이즌의 5G 가용범위가 특정 기지국 주변에만 국한된다는 근거도 없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T모바일 측은 이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앞서 NAD는 지난 7월 버라이즌의 5G 가용범위와 속도 광고에 소비자를 호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NAD가 버라이즌에 권고 결정을 내린 것도 AT&T가 NAD에 신고한 데 따른 결정이다.

NAD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2Gbps나 1.7Gbps급 최고 속도라는 표현을 광고에 사용하지 못한다. 실제 속도는 최대 1Gbps 수준에 그칠 뿐만 아니라 버라이즌이 5G를 상용화한 모든 지역에서 같은 속도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다.

이러한 신경전은 T모바일이 올해 초 스프린트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로 거듭나려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스프린트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T모바일은 최근 AT&T를 제치고 미국 이동통신 2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현재 1위 사업자 버라이즌과 3위 AT&T 등 삼자구도로 재편됐는데, 세 사업자 모두 시장 점유율은 33% 안팎으로 과반을 차지한 사업자가 없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 정부는 5G 가용범위의 핵심으로 꼽히는 6GHz 이하(3.55~3.65GHz) 대역의 주파수 경매를 지난 25일 종료했다. 버라이즌과 AT&T는 해당 대역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밀리미터파(mmWave)와 저대역에서 5G를 상용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파수 경매를 시작으로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하반기부터 5G 가용범위와 품질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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