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증인석 선 노정희 대법관 "행정처서 문건 받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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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인턴기자
입력 2020-08-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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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희(57·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이 '사법농단 의혹' 재판에서 과거 통합진보당 소속 지방의회 의원의 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을 맡을 당시 법원행정처로부터 관련 의견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노 대법관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종헌(61·연수원 16기) 전 행정처 차장에 대한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현직 대법관이 '사법농단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지난 11일 이동원(57·연수원 17기) 대법관에 이어 노 대법관이 두 번째다.

검찰은 2014년 12월 통진당 정당해산 결정 뒤 헌법재판소가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결정을 내리자, 행정처가 최고 사법기관의 위상을 두고 대법원과 경쟁해온 헌재를 견제하기 위해 일선 재판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한다.

노 대법관은 2016년 광주고법 전주 원외재판부에서 근무할 당시 옛 통진당 소속 이현숙 전 전북도의원이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 퇴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지방의회 의원의 지위 확인 소송 2심에서 퇴직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노 대법관이 판결을 선고하기 전 행정처가 '헌재의 결정이 있어도 법원이 의원직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건을 노 대법관에 전달해 재판부의 결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공소사실은 당시 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이민걸(59·연수원 17기) 부장판사가 노 대법관에게 전화해 문건을 보낼 테니 참고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노 대법관이 승낙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증인 신문에서 노 대법관은 "언론 보도를 보고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행정처에서) 문건을 받아서 읽은 일이 없다"며 "아무리 기억을 뒤집어도 없고, 설사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더라도 그걸 다르게 기억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노 대법관은 선고 전 당시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노 대법관은 "당시 통화에서 이 전 상임위원이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으로서 회원들과 통진당 사건에 관해 공부했다'면서 운을 뗐고, 저로서는 사건에 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상임위원이) 국회의원 사건에 대해 공부를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저는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사건은 주요 쟁점이 다르다는 식으로 가볍게 답했다"며 그 외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임 전 차장 사건의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증인 신문 기일을 변경하기 쉽지 않고, 법정에 출석하는 인원이 한정된 점을 고려했다"며 재판 기일을 일단 미루지 않기로 했다.

노정희 신임 대법관이 2018년 8월 2일 오전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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