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 "마카롱택시의 '목적형 이동' 해외로 확대"

노경조 기자입력 : 2020-08-20 05:00
2위 없는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서 '니즈' 차별화 택시 편견 없애고 내후년 IPO 및 해외 진출 목표

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카카오T가 빠른 매칭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목적형 이동'이라는 니즈를 만들어 가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도로 위 '마카롱 택시'가 자주 눈에 띈다. 마카롱 택시는 운송가맹사업자 등록 기준 지난 2018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KST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서비스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19일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난 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는 자신감과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올 상반기까지 총 26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한 뒤 한숨 돌린 듯했다.

◇"택시 드라이버도 음식 배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대표는 모빌리티 플랫폼의 후발주자로서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공급자-수요자 간 니즈를 맞춰가는 것이다. 택시를 통한 '택배 서비스',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하는 '펫택시'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우리의 경쟁 상대는 자가용을 타는 사람들"이라며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규제를 풀어내고, '택시'라는 울타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가 순수 이동에 초점을 맞추고, 그랩(Grab)이 슈퍼 앱으로 진화 중인 가운데 마카롱 택시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다.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은 올해 초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혁신으로 불리던 '타다'가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이후 1위 사업자는 명확하지만, 압도적인 2위 사업자는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2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 대표는 "결국 고객이 자주 켜는 2~3개 앱(플랫폼)만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며 "2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카카오T를 제외하고 규모가 '고만고만하다'는 것이다. 다수의 사업자끼리 인수합병(M&A) 논의도 있지만, 명확한 2위가 없어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KST모빌리티는 서비스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택시가 음식을 배달하고, 화물·물류를 실어나르는 등 운송 대상을 사람에 국한시키지 않는다.

이 대표는 "예컨대 당근마켓과 결합하면 택시 드라이버가 직접 가서 거래해줄 수도 있다"며 "목적을 붙이면 여러 플랫폼과 손잡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숙박업소 예약 시 필요한 경우 택시 서비스를 포함하고, 차종을 바꿔 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형태의 다양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배달 서비스에서 택시가 오토바이의 '보완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동량은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많은데 배달 가능한 오토바이는 한정적이라는 데 착안했다.

이 대표는 "배달원 한 명이 60~70탕 뛰는 수고를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흘릴 위험이 있거나 부피가 큰 물건은 택시가 대체할 수 있다"며 "속도가 빠른 오토바이를 메인으로 두고,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름부터' 택시에 대한 부정적 편견 없앤다

이 같은 움직임은 모두 택시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을 순화시켜보자는 목표로 귀결된다. 마카롱 택시라는 이름도 그렇다. 처음 들은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입안을 달콤하게 감싸주는 디저트를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만큼 타깃층도 분명하다.

그는 "택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보자는 취지로 시작하다 보니 브랜딩이 중요했고, 20대 여성들에게 어필하길 바랐다"며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민트, 핑크M 등 여러 후보 중 마카롱의 인기가 제일 높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에도 솔선수범하고 있다. 최근 실증 특례를 부여받은 '스마트기사 교대시스템'이 첫발을 내디뎠다. 이 시스템은 차고지 밖에서 택시 드라이버들이 효율적으로 교대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거점은 파킹클라우드의 제휴 주차장을 활용한다.

기존 차고지 교대는 '승차 거부'의 주요 이유 중 하나였다. 이 대표는 "도심에 주차 가능한 몇 곳을 지정해놓으면 퇴근이나 교대가 편리해진다"며 "차고지 운영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서비스 불친절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은 택시 서비스를 위한 정부와의 소통도 진행형이다. 그는 "모빌리티 혁신위원회에서 여객운수법 시행령 개정 작업을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면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조율할 것 같다"며 "최근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도 차종·배기량 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령에는 면허 총량과 기여금 기준 등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중요한 내용들이 담길 예정이어서 사업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는 충분한 의견 수렴 후 10월 초께 입법예고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모빌리티는 결국 교통이고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같이할 수밖에 없다"며 "국토부가 규제를 가급적 없애겠다고 해서 비즈니스 모델이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택시 드라이버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는 "기술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과연 사람들이 이용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요금이 정말 싼 게 아니라면 기사가 없는 차를 불안해서 타겠냐"며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때쯤에는 택시도 훨씬 세련될 테고, 자율주행차가 돌발상황에 더 잘 대처할지 등은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내후년 IPO에 해외 진출도 꿈꿔요"

한편, 마카롱 택시는 2022년 기업공개(IPO) 특례 상장과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당장은 적자가 나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내년 말쯤 손익분기점(BEP)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생활 필수 플랫폼이라는 특성상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유지가 될 것으로 이 대표는 판단했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 진출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그는 "과거 우버가 들어올 때 기존 택시업계에 위기감이 있었는데 평생 운전만 했던 분들이 세상의 변화를 알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택시란 제도권 안에서 능숙한 드라이버들을 잘 교육해 전 세계 어디서든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만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동남아시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그랩과 접촉하는 등 해외 플랫폼과의 협업도 고려했다"며 "마카롱 택시는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차별점이 돋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매출이 감소했으나 점차 개인 이동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전년 대비 90%까지 회복했다"며 "확실히 사람들의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마카롱 택시는 현재 서울·경기·인천·대구·울산·제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운행 중이다. 조만간 광주에도 사회협동조합 택시와 협약을 맺고 들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모빌리티 산업이 더 커지려면 이동 수단 간 연계가 필수"라며 "택시와 마이크로 모빌리티, 대중·광역교통, 나아가 항공까지 플랫폼 간 협력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데이터 개방 등을 허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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