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무단방류·댐 붕괴'에 말 아끼며 "임진강 수위 안정적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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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8-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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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임진강 상류 댐 붕괴 사실여부 묻자 "드릴 말씀 없다"

  • "남북 물물교역, 한·미워킹그룹 대상 아니나 필요시 소통"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연관된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와 관련해 정부가 입을 다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측의 황강댐 무단방류 정황과 임진강 상류 댐 2개 붕괴 여부에 대해 “정부는 남북 접경지역 일대 집중호우 상황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에 필요한 사안은 관계기관 간 공유하며 주민 사전대피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황강댐 방류, 댐 붕괴 등이 접경지역 주민 안전에 영향을 주는 만큼 관련 정보를 해당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라는 지적에는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의 수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당국자는 “필승교 수위가 어제 오후 7시에 9.2m를 기록한 이후 낮아지고 있다. 오늘 오전 10시 현재 약 6.3m를 기록하고 있어 임진강 수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하는 것처럼 임진강을 비롯한 접경지역에 우려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집중호우에 대해 예의 주시하면서 주민 안전에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만전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당국자는 ‘북한의 임진강 상류 댐 붕괴 여부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것인지, 파악했는데 밝히기 어려운 것인지’를 묻자 “그 사항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관련된 정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황강댐 수문이) 개방되어 있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일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임진강물이 방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통일부 당국자는 황강댐 방류 고지와 관련 북측에 직접적으로 연락한 것은 없다고 했다. 

당국자는 “(황강댐 방류 고지와 관련) 우리 정부가 북측에 연락한 것은 없다”면서 “황강댐 방류 시 우리에게 알려주면 우리가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제31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모두발언에서 북측에 무단방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 이외 남북 간 연락 채널로 ‘황강댐 방류 사전통보’와 관련 소통이 이뤄진 적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당국자는 전날 통일부가 밝힌 ‘대북 수해복구 지원 다각적 검토’에 대한 지적을 의식한 듯 ‘원칙’을 강조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원칙적으로 인도적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진행하게 한다는 원칙을 정부가 갖고 있다”면서 “아직 북한의 구체적인 (수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않아서 (대북 수해지원에 대해) 현재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사안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전날 통일부가 밝힌 대북 수해지원 다각적 검토 입장에 대해서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재차 언급했다.

아울러 전날 답변 전면 수정으로 논란이 됐던 ‘남북 물물교환이 한·미 간 협의 대상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답변자의) 개인적인 착오였다”면서 “물물교역에 관한 것은 현재 검토단계에 있어서 진행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간 물물교역과 관련해 “한·미 간 협의가 있었고, 미국이 공감의 의사를 표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가 30여 분만에 “한·미 간 협의가 없었다”로 답변을 수정했다.

당국자는 “WFP(세계식량계획) 대북지원사업 공여와 관련해 한·미 간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설명했다”면서도 남북 물물교역과 관련해선 “구체화 되지 않은 단계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원칙적으로 대북제재 틀 내에서 진행이 되는 사안이 한·미워킹그룹의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있는데, 필요하다면 소통이 가능하겠다”면서 “지금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고 진전이 되면 (말씀드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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