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금 사모펀드 환매 중단··· NH證 발행·삼성생명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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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8-0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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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금거래 관련 펀드 관련 DLS 환매연기··· 내년 5월까지 분할상환

  • 기초자산 펀드에서 문제 발견되면 발행사 검증 책임 불거질 수 있어

사모펀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해외 금 거래에 투자하는 무역금융 사모 파생결합증권(DLS)에서 환매 연기가 발생했다. 이 상품은 해외 운용사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어 국내 금융사들이 기초자산의 위험성에 대해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 거래 관련 신용장이 기초자산··· NH투자증권이 발행, 삼성생명이 판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발행하고 삼성생명에서 주로 판매한 '유니버설 인컴 빌더 시리즈 연계 DLS'의 환매가 연기됐다. 연기 규모는 614억원 정도로, 대부분 삼성생명 판매분이다.

이 상품은 홍콩 운용사인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WMG)'의 펀드 수익률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홍콩에서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세공업자를 대상으로 금을 판매하는 무역업체의 은행 신용장 개설에 필요한 단기자금(보증금)을 대출해주는 펀드다.

운용사와 자문계약을 맺은 현지 투자자문사 '유니버스 아시아 매니지먼트(UAM)'가 사실상 운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문사가 지난달 초 발행사인 NH투자증권에 현지 거래처의 문제로 환매 연기를 요청하며 국내에서 판매된 DLS도 연쇄 환매 연기를 겪게 됐다. NH투자증권은 판매사인 삼성생명에 내년 5월까지 분할상환한다는 계획을 안내한 상태다.

판매사인 삼성생명은 환매 중단이 결정된 것은 아닌 만큼 향후 사태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발행사 측에서 환매를 연기하고 분할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고객들에게 관련 사항을 전달했다"며 "아직 환매가 중단된 상황이 아니라 상황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발행사로서 운용사의 분할 상환 계획을 전달해줬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상환 계획은 발행사가 아니라 기초자산 펀드를 만든 운용사에서 세운 것"이라며 "DLS를 발행한 입장에서 이를 판매사인 삼성생명에 전달했으며, 발행사가 상환에 책임이 있는 것인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초자산 검증은 발행사 책임··· 펀드에 문제 있었다면 '검증 소홀' 지적 불가피

이번 환매연기 사례는 최근 문제가 됐던 사모펀드들과 마찬가지로 해외 기초자산에 재간접 또는 DLS로 투자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를 기초자산을 삼았던 독일 헤리티지 DLS, 이탈리아 의료비 매출채권을 유동화한 펀드에 투자했던 이탈리아 건강보험료 매출채권 DLS 등과 유사한 사례다.

원칙적으로 상환 계획은 펀드를 운용하는 현지 운용사에 있다. 그러나 DLS 기초자산의 검증 책임은 발행사에 있는 만큼 향후 상환 과정은 NH투자증권에서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 측은 기초자산 펀드를 사실상 운용하는 자문사의 환매 연기 사유를 검증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통한 실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펀드 자체의 문제인지, 판매상에서의 문제인지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달라질 전망이다. 만일 실사 과정에서 펀드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 NH투자증권이 검증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반면 삼성생명의 경우 투자 권유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의 경우 판매사인 은행들이 발행사보다 더 큰 징계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보자면 NH투자증권은 법적으로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인으로, 발행과 관련된 기초자산의 실재성 혹은 온전성에 대한 검증과 확인을 해야 한다"며 "삼성생명은 신탁계약 체결에 따른 투자권유에서 불완전 판매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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