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부산공동어시장 박극제 사장, “현대화시설은 숙명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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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신혜 기자
입력 2020-08-0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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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시간 경매 시스템 확보해야 경쟁력 제고”

  • “위판, 경매 위주에서 관광, 판촉, 마케팅 강화한 선진 수산 경영시스템으로 전환”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시설 조감도.[사진=부산시 제공]

57년의 역사를 가진 부산공동어시장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박극제 사장은 “부산공동어시장의 가장 큰 현안은 현대화시설이며, 부산시와 수협 등과 협조를 이끌어 내 내년께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더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1963년 11월 부산종합어시장으로 개장한 부산공동어시장은 현재, 하루 최대 위판량이 3,200톤으로 국내 수산물 위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고등어 위판은 전국 물량의 7-80%를 차지하는 등 명실상부 국내 최대 산지 시장으로 성장했다.

최대 어시장이라는 이름에 비해 건물의 각종 시설 노후화와 비위생적인 위판시설 등의 개선이 요구됐지만 복잡한 지배구조 탓에 현대화사업이 지연돼왔다. 부산시, 수협 등과 10여 년 간 협의를 해 왔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4월 10일 부산공동어시장 조합 공동법인이 임시총회를 열어 부산시 주도로 부산공동어시장의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5개 수협이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 현대화시설 사업 추진도 급물살을 탔다.

박극제 사장은 “5개 수협은 시가 설계를 재개하는 조건으로 현대화시설 사업 추진에 동의했으며, 10년 만에 공영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청산금 지급과 공공법인 설립 방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적극적인 지원과 수협 등과의 허심탄회한 소통으로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현대화시설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공동어시장의 공영화와 현대화시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우선, 청산금, 현대화시설 사업 예산 확보, 공동어시장 직원 승계 문제, 중도매인과 항운노조 운영권 문제, 항운노조 퇴직금 정산 등 문제해결이 시급하다.

박극제 사장은 “취임 이후, 관계자들과 끝없는 대화로 많은 부분을 변화시켜왔다. 부산공동어시장이 수산분야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부산공동어시장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시민뿐만 아니라, 관계자 대부분이 현대화시설 추진에 공감하고 있다. 청산금 지급 기한과 관련해 처음 5년에서 2년 분납으로 기간이 축소되었으며, 그 기간동안 발생하는 이자율에 대해서도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어, 곧 마무리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산공동어시장 박극제 사장이 현대화시설 사업 추진 등 현안 사업 해결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신혜 기자]


◇현대화시설 예산 확보, 법인 청산금, 고용승계, 등 현안 산적
“하나씩 해결하며 변화의 바람 주도하겠다”


부산공동어시장은 부산에 기반을 둔 5개 수협이 같은 비율로 출자해 운영해왔다.

부산공동어시장은 법인 청산금 1,207억원과 현대화시설 사업비 1,729억원도 확보했다. 부산시는 2022년까지 위판장, 냉동공장, 폐수처리시설, 업무·주차시설 등을 신설하는 현대화사업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류자동화가 가능한 최신식 위판시설에, 유통·가공·포장작업을 첨단화하고, 수산물 체험·관광시설로도 활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극제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올해 연말까지 어시장 가치 산정 후, 청산계약을 체결하고 세부방법 등을 정해 정산 절차를 밟을 것”이며, “조공법인에서 공공법인으로 넘어가려면 공동어시장 직원 승계 문제, 중도매인협동조합과 항운노조 운영에 관한 사항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박극제 사장은 취임 후 매일 새벽 5시 30분 경매장에 출근해, 중매인, 상인들과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사진=부산공동어시장 제공]


◇취임 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5시30분 출근
“공휴일에 한 척의 배가 들어올지라도 나가겠다는 나와의 약속” 마음 다짐


부산공동어시장은 박극제 사장 취임 전, 이전 사장이 횡령, 취업 비리 등 혐의로 구속됐고, 한 동안 어시장 사장 자리를 비워둔 채, 내홍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 박극제 사장은 취임 후, 현대화사업 추진과 동시에 어시장 쇄신과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 대형선망의 휴어기 연장에 따른 어시장 중도매인 경매거부와 노조와 단체교섭 등 현안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박 사장은 “노조에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월급을 삭감할 일이 없음을 분명히 하자 노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중도매인의 주말 경매 거부는 수수료를 일부 인상하기로 하면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박극제 사장은 지난 4월 취임 후,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 5시30분에 출근하고 있다. 어시장 쇄신과 정상화를 위해 솔선수범하기로 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배가 한 척이라도 들어오면, 쉬는 날이라도 무조건 5시 30분에 출근 한다. 현장에서 직원, 중도매인 등과 소통하며 경영 및 조직구조 문제, 시설 노후화와 안전문제 등 수많은 현안을 직접 파악하고. 개선해 나갔다”고 말했다.

또 하루 평균 1만보 이상을 걸으며 현장 곳곳을 누비고 있다. 통로가 없었던 위판장에 페인트칠을 해 위판장과 통로를 구분했다. 바닥에서 이뤄진 경매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대형 천을 깔아 경매하도록 했다. 위판장에 마구 드나들던 차량도 통제해 안전사고를 예방했고, 배기가스가 발생하는 공회전도 금지시켰다.

특히, 박 사장은 위판장에 널브러져 있는 담배꽁초를 손수 줍기도 했다. 그러자 위판장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던 이들도 위판장에서 금연을 하기 시작했다.

박 사장은 “변화의 첫 걸음은 거창한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 공동어시장은 단순 시장이 아니다. 부산 시민, 더 나아가 우리나라 수산업의 발전을 희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와 염원이 모아진 곳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이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어쩌면 더 거셀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바람을 이겨내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남, 전북 지역, 특히 장흥군이 부산공동어시장과 남해 미조항을 방문해 고등어 선별과정과 위판 현장을 견학하고 돌아갔다. 장흥군은 부산시에 비해 고등어 어획수역으로부터 가까운 점을 내세워 고등어 선망어업 선단 유치를 군 22대 전략 사업으로 정하고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어시장 또는 선단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도 국내 1위라는 명예에 자만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선사, 특히, 고등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제주도에서 조업을 하는 선사로서는 물류비, 신선도 유지가 더 유리할 수 있는 어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박극제 사장은 부산을 위한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며, 부산공동어시장의 현대화시설 사업을 임기내 꼭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사진=박신혜 기자]


◇위생, 유통, 관광자원 활용, 마케팅 강화로 경쟁력 있는 어시장으로 육성
“부산을 사랑하고, 고등어를 좋아한 박극제, 지역 위한 마지막 봉사”


이러한 시점에서 박극제 사장은 부산공동어시장 발전을 위해 현대화시설 사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지금 어시장의 운영체계도 경매 중심의 위판 사업에서 세계 최대 수산 서비스센터로 가기 위한 위생, 유통 경쟁력 확보, 관광자원 활용 마케팅 강화 등의 공격적인 경영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어렵게 잡은 수산물의 상품의 가치도 올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타 지역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24시간 경매제도 도입해야 한다. 선사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위판할 수 있도록 하고, 관광객들이 위판장에서 경매도 참관할 수 있도록 마케팅도 활성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화시설 사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일본 등 선진 시스템을 철저히 연구해, 외국 관광객들도 부담없이 찾아 올 수 있도록 부산이라는 관광자원을 적극활용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수립하는 것이 저의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극제 사장은 부산 서구청장 임기 시절, ‘고등어’를 부산 시어(市魚)로 최초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구청장 재직시절, 고등어 축제, 충무동 고등어 골목 시장을 만들었고, 급기야 전국 최대 고등어 위판을 자랑하는 부산공동어시장 사장에 지난해 취임해, 변화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박극제 사장은 “부산공동어시장의 현대화시설 사업이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부산어시장에 쏠리고 있는 만큼, 부산시와 수협, 그리고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눠,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부산이 나를 키웠다. 이제는 부산에게 보답을 할 차례이다. 자식이 부모에게 효를 다하듯, 효심으로 부산, 그리고 부산공동어시장을 섬기겠다. 수산인들이 어획량을 높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또 조업한 수산물이 제대로 상품 가치를 받을 수 있도록 부산공동어시장의 선진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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