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형 퇴직연금] 2030년엔 시장규모 1000조원...제도개편 시 플레이어 바뀐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서대웅 기자
입력 2020-08-03 08:0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적립금 보관·자산운용 분리하는 기금형 도입 추진

  • 개편 시 은행 지위 하락...금융투자업 영향력 확대

퇴직연금 수익률 증대를 위해 정부가 기금형으로 제도 개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제도 변경 시 업권별 시장 점유율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은행업 지위는 하락하고, 금융투자업자의 시장 내 영향력은 확대될 전망이다.

2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제도 개혁에 따른 퇴직연금 시장 변화와 핵심 성공 요인' 보고서에서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자산운용기관의 중요성이 커지게 된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행 퇴직연금제도는 기업이나 근로자가 퇴직연금 자산운용을 책임지는 계약형 지배구조다. 금융 비전문가인 기업과 근로자는 수익률이 낮지만 안정성이 높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주로 선택한다. 지난해 전체 적립금 221조2000억원 가운데 약 90%(198조1000억원)가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다.

문제는 퇴직연금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약 10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운용 구조로는 1000조원 규모의 자금이 제로(0) 수준에 가까운 수익률밖에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를 현행 계약형에서 기금형으로 개혁을 추진해 왔다. 기금형 제도는 독립된 수탁법인(기금)을 설립하는 게 핵심이다. 자산을 보관하고 운용하는 기관을 분리함으로써 수익률 관리를 비롯해 업무별 전문 서비스 고도화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근로자 및 기업 대표, 금융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가 제도 운용을 담당하게 된다.

또 원리금 보장형 가입 쏠림 현상을 해소하려는 제도 도입도 추진중이다. DC 및 IRP 가입자가 운용상품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 사전에 지정한 적격상품에 자동 가입하도록 하는 '디폴트 옵션', DB형의 경우 금융회사가 운용권한을 위임받아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일임형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재상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은행업의 시장지위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퇴직연금사업자에서 배제됐던 자산운용사가 자산운용 기관으로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서다. 자산운용사는 현재 퇴직연금사업자에게 펀드상품을 제공하는 역할만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퇴직연금사업자로서 수탁법인과 일대일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미국 퇴직연금시장의 경우 2006년 퇴직연금 가입 의무화, 디폴트옵션 도입 등 제도 개혁 이후 자산운용 업무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업권별 국내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은 은행 50.9%, 보험 28.2%, 증권 19.7% 등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