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연기 거론에 워싱턴 발칵...공화당도 "이건 아냐"

윤세미 기자입력 : 2020-07-31 08:05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로 예정된 대선의 연기 가능성을 전격 거론했다. 우편투표 확대로 인해 부정선거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은 발칵 뒤집혔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고 친정 공화당도 즉각 퇴짜를 놨다.

◆"트럼프, 대선 연기할 권한 없다"...공화당도 당황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로 "보편적인 우편투표(바람직한 부재자 투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도입으로 2020은 역사상 가장 오류가 있고 사기 치는 선거가 될 것이다. 미국에 엄청나게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고 무사히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미루는 건???"이라며 대선 연기론을 직접 거론했다.

 

[사진=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은 즉각 후폭풍에 직면했다. 민주당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맹공을 퍼부었고,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곧바로 그 가능성을 일축하며 역풍 차단에 나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1월 3일 선거는 고정불변이며, 지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선거는 치러졌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측근으로 통하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조차 "나는 우편투표가 유일한 투표 수단이 되는 데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선거를 미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비판 나섰다. 그는 존 루이스 하원의원 장례식에서 추도사 중 "우편투표를 훼손함으로써 국민의 투표를 좌절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권력자들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했다고 CNN은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발 빠르게 선거 시기와 장소, 방식을 조정하고 관련 법률을 바꿀 권한은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결국 여야 모두에 퇴짜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연기론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돌연 대선 연기론 꺼낸 트럼프...대체 왜?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우편투표의 신뢰성을 문제 삼아 대선 연기론을 거론한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19 대응 부실로 지지율이 추락하는 가운데 최근 재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이대로라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끌려다니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밀어준 주요 경합주나 공화당 텃밭에서도 지지층이 이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시 우편투표를 불복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불안감을 조성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해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에 부정선거 프레임을 씌워 공격한 건 3월 이후 70차례에 달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우편투표가 확대되면 기존에 투표율이 높지 않았던 유색인종과 젊은층의 투표가 늘어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왔다.

NPR 등 일부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폭탄 트윗이 앞서 발표된 미국 최악의 경제 성장률 뉴스를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악재를 덮기 위해 더 큰 뉴스를 터뜨려 시선을 돌리게 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쓰는 전략이다.

이날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연율 -32.9%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가 이토록 나빠진 건 코로나19 확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트럼프 행정부의 책임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연기 트윗은 성장률 발표 15분 만에 나왔다.

제11회 2020GGG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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