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치는 달러...세계 경제 곳곳에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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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7-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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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달러가 가파른 하락세를 타면서 세계 곳곳에 파장을 던지고 있다.

달러 가치는 최근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여왔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정한 달러지수는 코로나19 공포가 한창이던 3월 고점 대비 9% 가량 떨어졌다. 29일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지수는 전일비 제자리걸음 하면서 93.7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19 최대 감염국인 만큼 경제 충격도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되면서 달러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미국 경제는 연율 -35%라는 역대급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발 경제 충격에 대응해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내고 있다는 점 역시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달러가 국제시장에 거래의 중심이 되는 기축통화라는 점이다. 국제결제은행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결제 가운데 88%가 달러로 이뤄진다. 달러 움직임에 따른 파급효과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달러 약세, 무차별 자산 상승 부채질
로이터는 최근 세계에서 위험자산, 안전자산 구분 없이 무차별적으로 가격이 치솟는 현상의 배경에 달러 약세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자산의 대표주자인 뉴욕증시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되찾았고,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값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뿐 아니라 구리 같은 상품 역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통화를 쓰는 나라가 더 싼 값에 살 수 있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S&P/골드만삭스 상품지수는 3월 말 대비 34%나 올랐다.

캔스턴의 마이클 브라운 선임 애널리스트는 "약달러는 거의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위험자산은 달러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면서 오르고 달러가 더 떨어지면서 다시 위험자산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일본 울고 신흥국 웃고
달러 약세를 바라보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유럽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은 달러 약세를 반기기 어렵다. 유로와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오르면 수출 경쟁력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수입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달러가 급락하는 환경에서 뉴욕증시 간판 S&P500지수 상승률 중간값은 2.6%이며, 기술과 에너지 종목의 강세가 돋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의 경우 달러 약세가 반갑다. 달러가 하락하면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이 줄어들고 신흥국 주식이나 채권 같은 위험자산으로 돈이 몰려 현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안 페레즈 템푸스 외환 트레이더는 "약달러의 수혜를 신흥시장 플레이어와 현물 보유자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달러 약세 계속"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달러 가치가 5%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전례없는 재정·통화 쌍끌이 부양 정책이 '달러 붕괴 공포'를 촉발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외환 시장에서 달러 지배적 지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제프리 커리를 포함한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기축 통화로서 달러의 수명은 현실적 우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달러 패권의 종말이라는 암울한 전망은 금융가 일각의 시각일 뿐이라면서도, 앞으로 천문학적인 돈풀기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는 달러 회피와 금 쏠림 현상에 반영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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