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부자들] 3000만원을 10년 새 50억원으로 불린 36세 직장인

김재환 기자입력 : 2020-07-27 06:00
대도시 침체지역 중에서 우수한 입지 매물 선별 현금화 후 대장주·재건축 등 고수익 매물로 정리 전세, 반전세·월세로 전환해 고정 임대수익 창출
<편집자주> 우리는 한 해에 부동산 자산이 수억원씩 불어나는 시대에 살아왔습니다. 혹자는 이 기회의 땅에서 큰돈을 벌었고, 누군가는 적은 이윤에 만족하거나 손해를 보면서 부자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30대 이상 성인남녀가 두 명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누가 어디에 뭘 샀는데 몇억원을 벌었대"와 같은 주제가 으레 오갑니다. 삽시간에 궁금증의 초점은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에 맞춰지죠.

이에 본지는 소위 '아파트부자'로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와 재테크 노하우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공담과 실패 경험뿐 아니라 기회와 위기를 마주했을 때의 심정과 전략, 그 결과까지 전하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30부작으로 연재합니다. 이 기록으로써 우리 모두 나름의 교훈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그래픽 = 김효곤 기자]
 

회사만 보고 살았던 선배들, 어떻게 되는지 봤잖아요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포기하는 거예요. 안 먹고 안 쓰면서 어떻게든 돈을 불려놓으려고 하는 거죠. 회사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선배들이 어떻게 되는지 봤으니까요."

아파트부자들 스물여섯 번째 주인공은 군대에서 모은 3000만원을 밑천 삼아 10년 만에 50억원대 부동산 자산을 마련한 36세 직장인 박 모씨다.

경남의 한 대기업 직장인인 그는 소자본으로 진입할 수 있는 지방 분양권 및 갭투자에서 시작해 서울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까지 올라왔다.

그의 전략은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 중 공급물량이 적고 시장이 침체해 있는 지역에서 우수한 입지의 매물을 골라 선점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오랫동안 집값이 정체했다가 급등한 대전과 부산, 창원, 울산 등지가 있다. 쉽게 말해 집으로 돈 벌기 어려운 곳이라고 낙인찍힌 곳을 골라서 사들였다.

현재까지 순수 차익으로 약 26억원을 봤고, 10여채의 아파트를 보유 중이다. 최근에는 전세 매물을 반전세 또는 월세로 바꾸는 중이다.

현금자산이 쌓이는 대로 전세금을 내주면서 퇴사 후 전업 투자자로 전향하기 전에 고정적인 임대수익 구조를 마련해두기 위해서다.

재테크에 관한 관심은 재건축 단지로 돈을 번 부모님을 보면서 생겼다고 한다. 수천만원에 불과했던 주공아파트가 입주할 때 무려 4억원대의 '롯데캐슬 카이저'로 바뀐 것이다.

"부동산이 돈이 된다는 걸 옆에서 지켜봤으니까 사람들이 집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때 저는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재건축이나 재개발 쪽은 초기자본이 너무 많이 드니까 분양권으로 시작했죠. 장교 월급을 꼬박꼬박 모으고 주식으로 좀 불려서 전역할 때쯤 3000만원 정도를 만들었어요."
 
집 사면 미쳤다고 하는 곳에 기회 있었다
첫 투자처는 2009년 분양한 부산 금정구 '구서동쌍용예가' 84㎡(이하 전용면적)다. 계약금 3000만원에 웃돈 400만원을 주고 사서 2년 뒤 세금을 떼고 5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냈다.

매입할 때만 해도 미분양 우려로 인해 40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 상품권에 새 차까지 경품으로 제공하는 마케팅이 있었을 정도였던 매물이었다.

"일단 주변 단지 시세보다 분양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갭만 메워도 손실은 보지 않겠다는 판단이 섰어요. 양도소득세 일반과세가 적용되자마자 현금화해서 다시 굴렸죠."

"최대한 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을 받지 않고 투자수익을 내는 만큼 굴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짰고, 그렇게 대략 분양권 10여개를 거래했어요."

투자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커지면서 수익도 더 커졌다. 2014년에는 부산시 남구 초고층 펜트하우스인 '용호동 W' 111㎡를 두 채 사들였다.

한 채는 분양받아 양도소득세 일반과세(2년 이상 보유) 시점에 팔고 나머지는 웃돈을 주고 매입해 보유 중이다. 지난 6월 실거래가는 11억7000만원이다. 분양가는 4억원대였다.

"입주 시점에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웃돌았기 때문에 계약금 외에는 자기자본이 들지 않았어요. 당시 시장이 좋지 않은 때였는데, 결국 괜찮은 선택이 됐죠."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부산 1순위 청약 경쟁률은 37.12대1에 달하지만, 당시만 해도 부산은 미분양 우려가 팽배했던 시기다. 용호동 W도 평균 3.59대1로 마감했다.
 
불어난 자본금 안고 서울 외곽으로
분양권 투자로 자산을 불리면서 2015년부터는 서울 외곽에서 전세를 끼고 1000만~3000만원에 매입할 수 있는 전세가율 높은 곳들을 공략했다.

성북구와 강북구, 강서구, 노원구 등도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주목받지 않던 지역이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건 집값 하락 가능성이 커 전세 수요가 높다는 의미다.

"처음에는 투자금이 적은 구축부터 시작해서 전세 한 바퀴 돌리면 한 채당 적게는 7000~8000만원에서 많게는 3억원 정도의 차익을 보고 상급지로 옮겨가는 식이었어요."

"서울 외곽에서 점차 핵심지 재개발 또는 재건축 예정 단지나 입지가 좋은 대장주, 신축 등 수익성 높은 매물 위주로 하나씩 바꿔 나가는 거죠."
 
회사원 말고 내 삶 찾고파
그의 목표는 대다수 '아파트부자들'이 그렇듯, 퇴사다. 열심히 일해서 얻는 노동수익만으로 안정적인 미래를 꿈꿀 수 없다는 불안함이 원동력인 셈이다.

"많은 이들이 들어오려 하는 대기업도 막상 오면 언제 내쳐질지 모른다는 걸 깨달아요. 씁쓸하게도, 일밖에 모르다가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요."

"그래서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집에 돌아와 새벽까지 잠 줄여가면서 부동산을 공부하고,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가서 지하철 노선도를 모두 외울 정도로 돌아다니는 거죠."

"회사나 다른 누군가에게 종속된 삶이 아니라 나를 위한 시간을 얻고 싶으니까요. 가족과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서 당장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하면서 노력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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