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왜 필요한가…대화 재개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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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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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경제난 해소 돌파구 마련·트럼프, 재선 위한 성과도출 필요"

  • "北 대미·대남 공세 의도, 남북관계 성과·비핵화 협상 재개 때문"

  • 주북러시아대사 "코로나 상황 영향 김정은 밖으로 안 나갈 것"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멈춘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과거 전 세계의 시선을 주목시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다시 추진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하지만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은 희박하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미 대화 재개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걸었는데, 이는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 간 만남이 필요하고, 이뤄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 왜 등장하는 것일까.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사진=연합뉴스]

24일 외교가에선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 간 회동이 극적으로 이뤄지고, 현재의 북·미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라는 점에서 미국 대선 건 깜짝 정상회담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북한의 대남·대미 공세 의도가 남북 관계의 성과 도출과 비핵화 협상의 재개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비핵화 협상의 성과 도출이 필요하다”며 미국 대선 이전에 비핵화 협상 재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 비핵화의 복합성을 고려한 북·미 간 불가역적인 초기 합의 도출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프롬(From) 영변 방식’ 협상은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 연구위원이 제시한 ‘프롬 영변 방식’은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 기조에 따라 종전선언과 영변 핵단지 폐기를 중심으로 북·미 비핵화 초기 합의 도출이 골자다.

종전선언과 함께 북한이 이미 폐기 의사를 밝힌 영변 핵 단지를 중심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창의적 조합을 마련한다는 얘기다.

영변 핵 단지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HEU), 그리고 삼중수소 등 핵물질 추출을 위한 핵심시설이다. 특히 영변 핵 단지를 폐기하면 북한은 삼중수소의 생산에 제약이 발생해 장기적으로 수소폭탄(핵융합탄) 체계 운용이 어렵게 된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영변 핵 단지를 내놓았다는 점은 핵물질 추출단계를 포기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북한이 영변 이외 지역에 위치한 고농축 우라늄 시설까지 폐기 대상으로 내놓을 경우 비핵화의 진정성을 입증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미국도 전향적인 상응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의) 핵물질 추출단계 전체를 폐기할 경우, 북한 핵 프로그램의 지속가능성이 근본적으로 제약된다”며 “(이는) 역대 미국 행정부가 달성하지 못한 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하고, 북핵을 둘러싼 북·미 양측 간 입장 차이가 조금도 좁혀지지 않아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큰 상태다.

알렉산드라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온라인매체 뉴스루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근거로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마체고라 대사는 “11월 전까지는 종료되지 않을 것이 유력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당 지도자(김 위원장)의 출국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생명과 건강에 너무 큰 위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미국의 정권을 잡든 주요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외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을 북한은 인식하고 있다”면서 “물론 북한에선 조 바이든보다 트럼프를 응원한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은 단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 미국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지난 5월에도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의미를 찾지 못하는 미국과의 대화는 최소 미국 대선 때까지는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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