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가·인권변호사·페미니스트로 불린 박원순…마지막 정책은 '그린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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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07-1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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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장 최장수 재직...3200여일 만에 비극적 선택으로 마무리

  • 반값등록금, 청년수당, 도시재생 등 굵직한 정책 성공…시민운동 업그레이드 평가

[사진 =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사진=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연합뉴스 제공]


시민운동가이자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 27일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로 당선됐다.

9년간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대한민국 최장수 시장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20년 7월 10일 실종된지 7시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현직 서울시장이자 차기 대권후보였던 그가 생을 자살로 마감할 것이라고 예측한 이는 없을 터라 서울시와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가 사망하기 직전 발표한 '그린뉴딜'은 그가 현직 시장으로서 남긴 마지막 정책이 됐다.


◆시민단체, 인권변호사로 활약...서울대 성희롱 사건도 맡아

박 시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벌였다가 물러난 뒤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그는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하며 2002년까지 이 단체에서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그가 주도한 1995년 사법개혁운동, 1998년 소액주주운동, 2000년 낙천·낙선운동 등은 한국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시민운동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운동가' 박 시장을 제외한 그의 타이틀이 또 있다. 바로 인권변호사다. 그는 1975년 서울대학교 사회계열에 입학했으나 입학한지 수개월 만에 유신체제 반대 학생운동을 벌여 구속됐다. 그 후 서울대에서 제명된 뒤 단국대학교 사학과에 입학, 졸업했다.

박 시장은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로 발령됐다. 그러나 1년 만에 사표를 내고 고(故) 조영래(1947∼1990) 변호사와 함께 일하면서 부천서 성고문 사건, 미국 문화원 사건, 말지(誌) 보도지침 사건 등의 변론을 담당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서울대 성희롱 사건'의 변호인 중 하나로 활동했다.

◆청년수당, 도시재생, 메르스 리더십으로 차기 대권 주자에 올라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시민활동가·인권변호사라는 경력을 바탕으로 서울시정의 틀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시민단체 출신 인물들을 서울시로 데려와 시정 곳곳에 배치했고, 서울시장에 대한 의전을 과감하게 없앴으며, '디테일 시장'으로 불릴 만큼 정책 세세한 부분까지 챙겼다.

박 시장이 주력했던 청년수당, 반값등록금, 도시재생 등의 정책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는 현직 시장으로서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도전을 받은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를 수성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재선과 동시에 박 시장은 완연한 대권 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투명한 정보공개에 앞장서는 등 결단력을 과시하며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 시장은 2018년 6월 14일,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3선에 성공했다. 그의 임기는 2022년 6월 30일까지다. 임기를 모두 채웠다면 서울시장으로 11년 8개월여간, 일수로는 3900일간 재직한 한반도 최장수 시장이 될 예정이었다.

◆사망 전 마지막 정책은 그린뉴딜

박 시장이 마지막으로 직접 발표한 정책은 지난 8일 '서울판 그린뉴딜'이었다. 이외에도 그는 서울 그린벨트 해제 반대, 도시공원 유지, 재건축 층수제한 등 서울 도심의 복원과 재생에 특히 신경을 썼다.

하지만 그는 지난 9일 서울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잠적했다. 경찰은 딸의 실종 신고를 받고 북악산 일대 수색에 나섰지만 신고 접수 7시간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운동가이자 인권변호사, 페미니스트였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임기는 3180일에서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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