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나닷컴은 왜 나스닥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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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7-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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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오궈웨이 회장 "시나닷컴 주식 주당 41달러에 모두 매수할 것"

  •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감시, 규제 강화 탓

[사진=시나닷컴]
 

중국 대형 포털기업 시나닷컴(新浪網)이 최근 미국 나스닥에서 상장 철회 작업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6일 저녁(현지시간) 차오궈웨이 시나닷컴 회장은 나스닥에서 거래 중인 시나닷컴 주식을 41달러에 모두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나닷컴 주식을 현 주가보다 비싼 가격에 공개 매수한 후 상장을 자진 폐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차오 회장의 폭탄 발언에 뉴욕증시에서 2일 종가 기준 35.7달러였던 시나닷컴 주가는 40.1달러(7일 종가)까지 급등했다.

시나닷컴은 지난 1998년 12월 설립된 회사다. 같은 포털 업체인 소후(搜狐)와 왕이(網易·넷이즈)가 각각 1998년 2월, 1997년 6월에 설립된 것에 비하면 후발주자다. 하지만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00년 중국 인터넷기업 중 가장 먼저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특히 시나닷컴은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의 활약으로 급성장했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시나닷컴 주가는 지난 2011년 4월 약 127.6달러로, 시가총액이 80억 달러(약 9조6000억원)까지 치솟았는데, 당시 웨이보 가입자 수가 1억명을 돌파했을 때다. 이후 시나닷컴에서 분사한 웨이보는 2014년 나스닥에 별도 상장했다.  현재 시나닷컴 시총은 26억5100만 달러인 반면, 웨이보 시총은 3배가 넘는 9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최근 시나닷컴은 경쟁 업체들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크게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시나닷컴의 주요 사업분야는 포털인 시나닷컴, 시나 모바일(포털 애플리케이션), 웨이보 등 3개개로, 수익 구조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웨이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실제 지난해 시나닷컴 매출은 21억6000만 달러인데, 이 중 웨이보를 통한 광고 수익이 17억4000만 달러로 무려 80%를 차지한다.

문제는 최근 웨이보 역시 하향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웨이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3억234만 달러를 기록했다. 21세기경제보도는 “이용자는 늘어난 반면, 매출이 줄어든 건 웨이보의 상업적 영향력이 감소했다는 의미”라며 “바이트댄스의 더우인, 콰이서우 등 쇼트클립 SNS와 텐센트뉴스 등 경쟁 업체에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시나닷컴의 나스닥 자진 상장폐지 행보가 시나닷컴이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해 성장 전략을 재편하는 한편, 미국 규제에서 벗어나 본토나 홍콩에서의 우회상장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중국 인터넷 보안업체인 치후360과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던 치후360은 중국에서 재상장을 하기 위해 지난 2016년 7월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를 단행했다. 당시 회사 측은 미국보다 중국 본토 시장에서 더 높은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후 치후360은 2018년 2월 28일 상하이 증시 우회 상장에 성공하고, 당시 기준 중국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인터넷기업에 등극했다.

나스닥 상장 철회로 중국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 강화도 피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상장 철회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달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4곳이 상장을 철회하고 비공개-비상장 기업으로 변신했다.

지난 5월 미국 상원을 통과한 법령에 따르면 미국 회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중국기업들은 뉴욕증시 퇴출 대상이 된다. 이후 나스닥 상장사인 넷이즈와 징둥닷컴 등이 홍콩증시에 2차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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