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노조 "자력회생 기회, 제주항공이 박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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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7-0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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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수 무산시 제주항공 독점적 지위 갖게될 것

  • 운수권 배분 등 특혜 받고도 노동자들 외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오른쪽 두번째),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오른쪽 세번째) 등이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제주항공의 인수 후 이익을 위해 이스타항공을 희생시켰다. 자력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박탈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스타항공의 부채가 급증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제선 운항 중단이 주된 원인이지만, 구조조정에 몰두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고, 이유없이 전면운항중단이 이어지면서 손실을 줄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이번 인수 거부로 이스타항공이 파산하게 된다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 제주항공이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사태에 하에서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정부지원의 일환으로, 해외거점에서 타국으로 승객 유치가 가능한 이원5자유 및 중간5자유 운수권을 독점적으로 배분받았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노조 측에 따르면 지난 5월1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는 25개 노선 운수권을 배분했는데, 그중 제주항공에 11개의 노선을 몰아줬다는 것이다. 특히 이원5자유, 중간5자유 운수권을 제주항공에 독점 배분한 것은 가령 인천에서 마카오까지 운항 후 마카오 현지 승객을 제3국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엄청난 특혜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제주항공이 이런 특혜를 받고도 불가능한 조건을 내건 '최후통첩'으로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반발했다.

그는 "전면적인 구조조정-인력감축, 전면 운항중단, 임금체불에 깊이 관여한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려 인수매각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모습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250억원의 임금체불로도 모자라 1600명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포함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의당, 참여연대 등이 함께 제주항공을 규탄하고 정부의 해결을 촉구했다.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은 "제주항공과 애경그룹은 당초 약속대로 인수와 고용 계약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 역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제주항공의 행태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날 오후 이스타항공에 대한 '셧다운'과 인력 구조조정 지시 등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쟁점에 대해 전반적인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M&A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일체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측은 최근 잇따라 녹취파일과 회의록 등을 공개하며 이 같은 주장이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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