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버핏, '천연가스'에 12조원 통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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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7-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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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버크셔의 첫 대규모 자산 매입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미국 유틸리티 기업 도미니언에너지로부터 천연가스 저장과 수송 네트워크를 97억 달러(약 11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체결했다. 버크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산 인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발표된 이번 거래를 통해 버크셔 산하 에너지사업인 버크셔헤서웨이에너지는 도미니언으로부터 7700마일(약1만2400km)의 천연가스 수송관과 9000억ft³에 달하는 천연가스 저장시설을 사들이게 된다. 도미니언은 시가총액 기준 미국의 2대 유틸리티 기업이다.

버크셔가 도미니언에 40억 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57억 달러의 부채를 인수하는 조건이며, 총 거래 규모는 97억 달러다.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4분기에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버핏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강력한 에너지사업에 천연가스 자산의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게 돼 무척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CNBC는 이번 거래로 천연가스 사업에서 버크셔의 입지가 한층 커지게 됐다고 짚었다. 버크셔헤서웨이에너지가 미국 내 주(州)간 천연가스 수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종전 8%에서 18%로 확대된다.

이번 거래는 버크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체결한 빅딜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 1분기 약 500억 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악의 분기 순손실을 낸 버크셔는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도 이렇다 할 소식을 내지 않고 있었다.

버핏은 보통 시장 침체기에 가격이 낮아진 자산을 매입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버핏은 올해 내내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고,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보유하고 있던 항공주를 전부 청산하는 등 자산을 판매하는 데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골드만삭스 보유분의 80%를 매각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13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거래는 버핏의 후계자 중 하나로 꼽히는 그렉 아벨 버크셔헤서웨이에너지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처음 버핏의 옆에 앉은 그는 버크셔 산하에 다양한 사업을 보유한 복합 기업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한편 도미니언은 앞으로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도미니언은 듀크에너지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대서양 송유관 프로젝트도 취소한다고도 밝혔다. 이 8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는 규제 강화와 사업비 증가로 경제적 타당성에 의구심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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