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점 남은 고려 나전합, 일본서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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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7-0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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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국립중앙박물관 ‘고대의 빛깔, 옻칠’展 서 전시예정

나전국화넝쿨무늬합 [사진=문화재청 제공]

전 세계에 3점만이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합’(이하 나전합)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2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고려시대 예술을 대표하는 나전칠기 유물인 고려 나전합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해 12월에 일본에서 들여온 ‘나전합’은 모자합(母子盒·하나의 큰 합 속에 여러 개 작은 합이 들어간 형태)의 자합(子盒) 중 하나로, 전 세계에 단 3점만이 온전한 형태로 전해지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매입 가능했던 개인 소장품이었다. 고려 나전칠기 생산국인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자합 형태의 ‘나전합’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환수된 ‘나전합’은 길이 10㎝ 남짓에 무게는 50g의 크기다. 영롱하게 빛나는 전복패와 온화한 색감의 대모(玳瑁·바다거북 등껍질), 금속선을 이용한 치밀한 장식 등 고려 나전칠기 특유의 격조 높은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반영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뚜껑과 몸체에 반복되는 주요 무늬는 국화와 넝쿨무늬로, 손끝으로 집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작게 오려진 나전이 빈틈없이 빼곡하게 배치되며 유려한 무늬를 만들어내고 있다. 뚜껑 가운데의 큰 꽃무늬와 국화의 꽃술에는 고려 나전칠기를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인 대모복채법(玳瑁伏彩法)이 사용됐으며, 뚜껑 테두리는 연주문(連珠文)으로 촘촘히 장식됐다. 또한, 금속선으로 넝쿨 줄기를 표현하고 두 줄을 꼬아 기물의 외곽선을 장식하는 등 다양한 문양 요소가 조화롭고 품격 있게 어우러져 있다.

고려 나전칠기는 고려 중기 송나라 사절로 고려에 왔던 서긍이 지은 ‘고려도경(高麗圖經·1123년·인종 1년)’에 ‘극히 정교하고(極精巧·극정교)’, ‘솜씨가 세밀하여 가히 귀하다(細密可貴·세밀가귀)’라는 찬사를 받는 등 고려청자, 고려불화와 함께 고려의 미의식을 대표하는 최고의 미술공예품으로 손꼽혀 왔다.

현재 고려 나전칠기는 전 세계에 불과 20여 점만이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미국과 일본의 주요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우리나라는 온전한 형태의 고려 나전칠기 유물을 단 2점만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돌아온 ’나전합‘이 추가되어 총 3점을 소장하게 됐다.

이번에 환수한 ‘나전합’은 지난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 특별전 ‘나전칠기-천년을 이어온 빛’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이번에 환수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되어 오는 12월에 열릴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고대의 빛깔, 옻칠’을 통해 관람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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