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군사조치 보류’ 일주일…모습 감춘 김정은과 잠잠한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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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6-3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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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7일 정치국 회의 주재 이후 모습 감춰

  • 23일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주재 모습도 미공개

  • 北, 군사조치 보류 일주일째 내부결속 강화 매진

30일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對南) 군사행동 보류 결정 후 일주일째 특이동향을 보이지 않은 채 내부 결속 다지기에만 매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 지난 7일 이후 공개 행보 모습이 보이지 않는 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 예비회의를 소집하고, 이를 화상회의로 진행한 데 이어 그의 회의 주재 모습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김정은 건강이상설’이 다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사실무근인 소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지도자(김 위원장)가 실제로 덜 자주 대중 앞에 나타나고는 있다”면서도 “그는 결정들을 내리고 있고 그 지시가 보도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평화롭게 일반적인 업무 체제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손가락을 꼽아가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춘 사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북한의 표준어 ‘평양말’의 사용을 독려하며 언어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래어 사용으로 서구식 사상 또는 문화에 물드는 것을 경계하려는 의도로, 체제 유지, 내부결속 강화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신문은 ‘평양 문화어와 우리생활’이라는 기사에서 “언어생활은 인간생활의 한 부분이며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며 “언어생활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은 해당 사회의 문명 정도를 반영하는 징표의 하나인 동시에 혁명적이고 건전한 생활을 창조해나가는 데서 기본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어의 우수성이 집대성되어 있는 평양문화어를 적극 살려 쓸 때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주체성과 민족성을 더욱 철저히 구현할 수 있으며 언어생활을 혁명적으로, 문화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며 평양말 사용을 독려했다.

또 “(언어생활이) 온갖 이색적이고 불건전한 사상문화와 생활양식의 침투로부터 우리의 민족성을 고수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인 동시에 나아가서 우리의 사상과 문화를 지키느냐 마느냐 하는 매우 심각한 정치적 문제”라고 덧붙였다.

외래어 사용으로 외래문화가 북한 사회에 유입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최근 대외적 메시지보다 당 사상을 강조하거나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내용의 기사를 집중적으로 싣고 있다.

또 김재룡 북한 내각총리, 박봉주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경제현장 시찰과 공장들의 생산 공정을 연일 공개하며 자력갱생의 정면돌파전 강조에 나서고 있다.
 

북한 김재룡 북한 내각총리가 평양건설기계공장을 현지에서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김 위원장) 나름대로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 특보는 “미국이 공세적으로 이 지역에 대해서 항공모함을 전진 배치를 하고, 중국하고도 교감을 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안과 밖의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을 내린 것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한 상황에서 대남 군사행동까지 감행하면 미국의 압박을 피해갈 수 없고, 북한 주민들의 불안감도 확대돼 김 위원장이 가장 우선시하는 체제안정이 힘들 수도 있다는 판단이 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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