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사건 전문자문단 회부, 검찰 안팎 공방커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태현 기자
입력 2020-06-21 17:0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최측근 검사자'에 유리한 파일도 공개....중앙지검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편집" 반박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전문수사자문단에 맡겨달라'는 채널A 이모 기자의 요청을 대검찰청이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 수용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전문수사자문단은 피의자가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건의 최종 결론을 두고 수사팀과 지휘부 사이의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절차인데 수사 진행 중에 그것도 피의자의 요청으로 여는 것이 과연 정상이냐는 것이다.  

대검찰청은 '언론취재 행위의 법적한계'라는 주제를 다루는 만큼 전문가들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지만 적절하지 않은 사건처리임은 물론 형평성도 잃었다는 비판이 인다. 

앞서 지난 19일 대검은 채널A-검사장 유착 의혹 사건을 전문수사자문단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채널A 사건은 취재의 법적 한계에 관한 중요한 문제”여서 “자문단의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검토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검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직 검사의 이름을 들먹이며 취재를 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없이 언론자유의 한계를 일찌감치 벗어난 것'이라는 내부반론도 있었지만 묵살됐다. 

전문자문단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사건에서 처음 설치된 것으로 검찰 수뇌부와 일선 수사팀 사이의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법률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구하는 절차로 설계된 제도다.

전문자문단은 법률전문가들이 수사와 관련한 전문적 조언을 하는 기구인 반면, 수사심의위원회는 일반인들이 상식적 눈높이로 사건처리 방향을 권고하는 제도다. 

피의자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자문단 설치를 요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또 자문단이 됐든 수사심의위원회든 수사가 마무리돼 최종적인 처분을 해야할 때 설치되는 것으로 수사가 한창 진행되는 시점에 열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검찰수사가 공정하지 않다며 검찰자문단을 소집해 따져 달라는 채널A 이동재 기자의 요청은 대상이나 자격, 시점 등 모든 측면에서 부적절하다.

그럼에도 대검이 요청을 바로 받아들여 전문자문단에 회부하기로 결정하면서 비판의 수위도 높아졌다.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도 전에 수사 결과를 예단하려는 것이거나 수사 자체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진행상황을 두고 MBC를 압수수색할 명분을 얻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이 기자가 '편파적 수사'라고 주장하는 배경에도 MBC를 수사하지 않았다는 점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전문수사자문단 회부를 앞두고, 이 기자와 '최측근 검사장' 간 녹음파일이 뒤늦게 발견됐다는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해당 파일은 보기에 따라 '최측근 검사장'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녹취파일에는 한 차장검사가 "(유시민 의혹에) 관심 없다. 신라젠 사건은 (로비 의혹 사건이 아니라) 다중 피해가 발생한 '서민·민생 금융범죄'"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전해졌다.

당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던 녹음파일 중에서 일부만 발견된 상황이 벌어지면서 논란이 오히려 커지는 상황이 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확보된 증거자료 중 일부, 그중에서도 관련자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사실관계 전반을 호도하거나 왜곡할 우려가 있고, 수사과정의 공정성에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사실상 중앙지검이 대검의 전문자문단 개최에 반발하는 모양새여서 향후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