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트럼프 지지율, 뉴욕증시 변동성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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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6-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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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발 경기 침체·흑인 사망 시위 속 트럼프 지지율 추락

  • 시장은 바이든 당선 경계..."바이든 세제 개혁편은 非시장친화적"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뉴욕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밀리면서 시장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전했다. 옵션 투자자들이 11월 3일 대선 전후 증시 하락에 대비한 헤징에 몰리고 있다는 것.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최근 뉴욕증시 랠리와 함께 다소 진정된 모습이지만, 스쿼하나파이낸셜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VIX 선물에서 선거 관련 리스크는 2012년이나 2016년 대선을 앞둔 당시보다 약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AP·연합뉴스]


그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이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 호황과 맞물려 재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유례없는 내리막을 타면서 '경제 대통령'을 전면에 내걸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하루 전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미국 경제가 지난 2월을 시작점으로 하는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여기에 미국 전역을 휩쓰는 흑인 사망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에 치명타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강경 대응을 강조하면서 시위대의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흑인 사망 시위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가파른 내리막을 탔다. CNN이 지난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지율 55%로 트럼프(41%)를 14%p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5%p였던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로이터/입소스가 지난 8~9일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을 8%p 차로 따돌렸다.

도박 사이트인 프레딕트잇은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트럼프 대통령보다 9%p 높게 점치고 있다.

시장은 바이든의 당선을 경계한다. 민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법인세 인하나 규제 완화 등 월가가 반기는 정책들이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의 세제 개편 내용을 뒤집겠다고 공약해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고객에게 보내는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과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결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든의 세제 공약이 실현되면 S&P500 종목들의 2021년 순익이 주당 150달러로, 20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편에서 가장 수혜를 본 기업들로는 넷플릭스, 비자, 세일스포스 등이 꼽힌다.

그렇다고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반길 수만은 없다. 지난 몇 년 동안 세계 산업과 금융시장에 큰 리스크 요인이던 미중 무역전쟁이 더 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책임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을 두고 중국에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중국 때리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RBC캐피탈마켓츠의 에이미 실버먼 주식파생상품 전략가는 앞으로 미중 갈등이 더 격화하면 금융과 기술 관련주가 대중 규제 강화와 함께 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허큘러스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의 출렁거림 없이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결과 발표 뒤 변동성이 치솟는 상황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옵션과 선물 거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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