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8시간 30분 '마라톤 영장 심사' 종료...삼성-檢 치열한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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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백준무 기자
입력 2020-06-0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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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채색 정장에 연보라 넥타이에 맨 이 부회장 10시경 출석

  • 점심은 법정에서 도시락으로 해결…변호인단과 방어전략 가다듬어

8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놓고 검찰과 이 부회장 변호인단 간에 치열한 공방으로 뜨거웠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 영장실질 심사는 무려 8시간 30분 동안 진행됐고, 오후 7시께 종료됐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과정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2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했다. 짙은 무채색 계열 정장에 연보라색 넥타이 차림의 이 부회장은 "불법 합병을 지시하거나 보고 받은 적이 있나", "수사 과정에서 직원들의 보고가 있었다는 정황이 있었는데 여전히 부인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입장했다.

이 부회장에 뒤이어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도 같은 법정으로 출석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 30분께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321호 법정에서 시작했다.

양측은 프레젠테이션(PT)까지 동원해서 구속 여부에 대해 법리적으로 다툼을 벌였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서 구속영장 청구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승계를 위해서 불법적으로 개입한 정황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불법적인 거래와 시세조종 등이 없었으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더불어 '불구속 수사의 원칙', '무죄추정의 원칙' 등에 따라서 불구속 상태에서 이 부회장의 수사와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주할 우려가 없고 주거지 또한 일정하므로 구속 사유가 없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수사에 협조한 삼성 직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정황 등을 근거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 측은 오후 1시부터 1시간가량 주어진 점심 휴식시간에도 변호인단과 함께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며 방어 논리를 가다듬었다. 휴식시간은 오후 4시 15분에도 15분가량 주어졌다.

검찰 측이 제출한 이 부회장 등의 구속영장 청구서 분량은 1명당 150쪽, 수사기록은 400권 20만쪽에 달했다. 이에 영장실질심사는 7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앞서 2017년 2월 이 부회장은 7시간 30분에 걸쳐 구속 심사를 받은 바 있다.

구속 여부는 9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석방된 지 2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된다.

삼성은 이 부회장 심리와 상관없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서 경영정상화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삼성 측은 입장문을 통해 "장기간에 걸친 검찰 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이 위축돼 있다"며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 부회장 측이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위한 부의심의위원회를 오는 11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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