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채권금리 반등에도 예금금리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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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6-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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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계ㆍ지방은행, 예상보다 빠른 조치

  • 국민 제외 4대 은행도 인하 '눈치작전'

수신금리 기반이 되는 채권금리가 반등했지만, 외국계 및 지방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반면,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주요 은행들은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다시 '눈치작전'에 들어갔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 '퍼스트정기예금'과 '퍼스트재형저축' 1년 만기 기본금리를 기존 연 0.90%에서 0.60%로 0.3%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씨티은행도 수시입출금 상품인 '씨티더하기통장', '씨티자산관리통장' 금리를 최대 0.2% 포인트 인하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도 10개 정기예금을 대상으로 기본금리를 0.10~0.20% 포인트 내렸다. 주력 상품인 'SUM정기예금'과 'SIMPLE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본금리는 각각 0.90%, 0.70%로 조정됐다. 18개 적금상품에 대해서도 금리를 최대 0.50% 포인트 인하해 1년 만기 금리가 대부분 0%대로 내려앉았다. 앞서 대구은행은 지난 5일부터 '직장인우대예금'(0.81→0.66%)을 비롯해 예금 및 적금상품 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 은행권 수신금리 인하는 예견된 일이지만, 예상보다 빠른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35조3000억원 규모의 '슈퍼 추경(추가경정예산)' 계획을 발표한 이후 시장금리가 일제히 오름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5일 0.815%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반등하며 8일 종가 기준 0.902%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국고채 5년물 금리도 1.050%에서 1.191%로 상승했다. 추경안이 집행되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져, 이를 선반영해 물건(채권)값이 하락(금리 상승)한 것이다.

은행들은 조달비용을 기반으로 수신금리를 책정한다. 과거에는 주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기반으로 했으나, 최근에는 채권시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현재 반등한 은행채 금리 추이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추세적인 것이라면, 은행들이 굳이 수신금리를 떨어뜨릴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주요 국내 은행들은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시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만 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곳으로 돋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 가운데 수신금리를 가장 먼저 내린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 중 3곳이 이번 주 금리 조정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곳은 이번 주 중 수신금리 조정을 위해 자금부, 개인고객부, 재무부, 마케팅부 등 유관부서 실무 협의회를 개최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타행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다"며 "금리를 내리더라도 맨 마지막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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