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소장 죽음‧검찰 수사‧보수 총공세... 기로에 선 정의연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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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06-0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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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혼이 무너졌나 보다. 힘들다" 마포 쉽터 소장 극단적 선택

  • 검찰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 노력"

  • 보수진영, '수요집회 때마다 맞불집회 열겠다' 공세 강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본령인 위안부 운동이 기로에 선 모양새다.

'평화의 우리집(마포 쉼터)' 소장의 갑작스런 죽음과 더불어 보수진영이 수요집회 때마다 맞불집회를 열겠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마포 쉼터 소장의 사망 소식에도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의연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을 찾아 눈물을 흘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요집회는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 방한을 계기로 시작돼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어졌다.

단일 집회로는 세계 최장기 집회 기록이다. 2011년 12월 14일 수요시위 1000회 때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지난 3일 제1442차 수요집회에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지난 한 주는 소명과 역사적 책임을 동시에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초기 대응에 대한 미숙함과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끼친 근심과 걱정은 제 개인의 부족하고 사려 깊지 못한 태도에서 초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용수 할머니께서 정말로 섭섭하신 것 같지만 우리와 계속해서 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수요집회가 열린 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정의연의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촉발된 외부 공세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지난 3일 수요집회 당시 ‘자유연대’ 등 5개 시민단체는 "윤미향 의원은 즉각 사퇴하라", "정의연은 즉각 해체하라"는 구호를 확성기로 외치거나 나팔을 불며 맞불집회를 열었다. 경찰이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 경력 80여 명을 현장에 배치하는 등 상황을 주시해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수요집회가 진행되는 도중 주변에서 큰 소리의 클럽 음악이 나와 발언 소리가 묻히기도 했다. ‘자유연대’ 등 5개 시민단체는 수요집회 장소에 미리 집회신고를 하는 등 지속적인 맞불집회를 예고한 상황이다.

검찰의 수사 의지도 정의연을 힘겹게 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이후 보수성향을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들은 정의연의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안성 쉼터 매입 및 매각 의혹과 관련해 정의연 전직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정대협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마포 '평화의 우리집' 총 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지난달 26일과 28일, 이달 1일과 4일 정의연·정대협의 회계 담당자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이 '흔들림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관련자 소환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정의연은 숨진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의 장례를 오는 10일 여성·인권·평화·시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언론에는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며 조문은 8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후 7시에는 '김복동의 희망' 주최로 추모제를 연다.

9일에는 입관미사와 시민사회단체 추모행사가, 10일에는 추도기도회가 열린다. 정의연은 추도기도회를 마치고 발인을 할 계획이다. 

A씨가 마지막까지 돌보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는 아직 A씨의 사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 할머니는 이날 오전까지도 "A씨를 데려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91세인 길 할머니는 요양사가 간병을 하고 있지만, 요양사와 별도로 24시간 쉼터를 관리할 인력은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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