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한류열풍 주역 '대머리 아저씨', 시정 소홀 이유로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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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6-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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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친중 성향 한궈위, 가오슝시장서 파면...96% 찬성

대만 친중 성향의 국민당 소속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 [사진=바이두]

대만 친중 성향의 국민당 소속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이 6일 파면당했다. 대선 출마로 시정에 소홀했다는 이유에서다.

7일 홍콩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가오슝 시장 파면 여부를 묻는 소환 투표에서 한궈위 시장에 대한 파면 안이 찬성률 96%를 넘기며 통과했다.

이날 파면 안이 가결되면서 한궈위 시장은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유권자에게 중도 소환된 첫 지방자치단체장이 됐다.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후 1년 반 만에 시장직을 잃게 된 것이다. 

대만 선거 파면법 등 관계 법령상 소환 투표에서 파면 찬성이 반대보다 많고 파면 찬성자가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을 넘으면 해당 지자체장은 파면된다.

홍콩 명보는 "가오슝시의 유권자가 229만여명으로, 최소 기준은 4분의 1인 57만4996명이었는데, 96만9259명(투표율 42.14%)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93만909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한 시장이 가오슝 시장으로 당선됐을 때 확보한 투표수(89만2545표)보다 훨씬 웃돈다.  

반면 반대표는 2.6%(2만5051표)에 그쳤다. 찬성표가 거의 100% 가깝게 나온 이유는 한궈위 시장의 지지층이 전략적으로 이번 투표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가오슝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앞으로 7일 이내에 이번 투표 결과를 확정, 공고하며 공고 이후 시장직이 박탈된다. 앞으로 4년간 가오슝 시장 선거에 다시 출마하지 못한다.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 [사진=웨이보 캡처]

투표 결과가 나온 후 한 시장은 이번 소환투표가 불공평하다면서도 결과에는 승복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그는 2018년 자신에게 투표해준 89만명과, 의도적으로 이번 투표에 불참한 130만명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추진하려던 사업이 많았지만 계속 수행할 수 없어 유감이라면서 "가오슝의 밝은 미래를 기원한다"고도 덧붙였다. 

한궈위 시장의 파면은 대만 내에서 깊어지는 반중 정서와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차이잉원 총통이 '친미·반중 행보'를 더 노골적으로 이어가고 있고, 중국 정부도 대만에 무력 통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무명 정치인이었던 한궈위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20년간 민진당 표밭이었던 남부 가오슝에서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되며 하루아침에 '정치 스타'로 떠올랐다. 한궈위 열풍, 다시 말해 ‘한류(韓流)’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그의 인기는 뜨거웠다. 

이 여세를 몰아 대선에도 도전, 한때 차이잉원 총통을 압도하는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홍콩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인해 대만 내 반중 정서가 더욱 고조되면서 대선에서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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