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회복·강세장·달러 약세' 3박자에 코로나 침체 '끝'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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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6-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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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디스 "코로나19 침체는 끝났다"...V자 증시 반등·실업대란 조기 종결

  • 달러 약세에 '리플레이션' 전망도...위험부담 감수·신흥시장 투자 재개?

코로나19 사태로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미국 경제가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뉴욕증시는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2월 이후 최고조 상태에 도달했고 사상 초유의 미국 실업사태는 경제 재개와 함께 급격한 개선세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모든 것이 불확실한 코로나 사태로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하며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달러화를 무조건 선호하던 투자흐름도 급격히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라이언 디트릭 LPL파이낸셜 수석시장전략가를 인용해 S&P500지수가 지난 50일 동안 사상 최대 랠리(반등)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3122.87에 이날 장을 마감한 S&P500지수는 3월 최저점에서 무려 42.5%나 반등했으며 전고점과 8%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디트릭은 S&P500지수가 지난 50일간 37.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S&P500지수는 지난 2월 19일 사상 최고치인 3386.15를 찍은 후,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약 한 달 만인 3월 23일 2191.86을 기록해 전고점에서 35%나 붕괴했다. 한편,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682.91로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 추이. 해당 지수는 최근 'V자'에 가까운 반등을 보이고 있다. [자료=블룸버그]


◇"코로나19 침체는 끝났다"...실업사태 조기 종결 조짐에 기대감↑

이날 뉴욕증시 상승세는 민간 고용지표에서 미국의 실업사태가 크게 개선한 여파가 크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5월 민간부문 일자리가 276만개 감소했다고 집계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875만개 감소)를 크게 밑돌았다. 전월 발표치인 약 1956만명 실업의 10분의1에 불과한 수준으로, 기업들이 경제 재가동과 함께 해고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놓고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서 "코로나19 침체가 끝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2차 유행, 거대한 전염사태, 그리고 중대한 정책적 실수만 없다면 침체는 끝났다"면서 "다만, 나쁜 소식이라면 백신 또는 치료제가 보급될 때까진 경기 회복 속도는 느릴 것이란 점"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1990년대 경제분석회사인 디스멀사이언티스트에서 미국 경제 분석을 시작한 이후 줄곧 자산버블과 침체를 경고해온 인물이다.

그는 특히 미국의 실업대란 사태가 5월이 아니라 4월을 바닥으로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용시장의 조기 부활로 노동자의 소득 환경이 개선한다면, 미국 경제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도 자연스레 늘어나 경제 회복세를 가속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 정부 경제통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실업률이 5~6월 중 20~25%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경제 충격이 생각보다 깊을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미국 실업자 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보라색 선은 미국 노동부의 공식 집계를, 회색 선은 ADP의 민간 집계를 나타낸다. 5월 공식 집계는 이틀 후인 5일(현지시간) 발표한다. [자료=ADP]


◇'베어마켓' 우려마저 나오는 달러 약세...'투자흐름 선회' 신호탄 해석도

최근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지자 투자흐름은 증시 등 위험자산 선호 기조로 선회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 급등 현상이 가라앉은 데 이어, 과열했던 달러 강세 현상도 순식간에 꺼져버린 것이다.

3일 달러화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달러 대비 유로화는 7일째 상승하며 2013년 이후 최장기 오름세를 연출했다. 이날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97.31을 기록해 지난 3월 13일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올 하반기 달러화 약세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달러화의 하락에 베팅하는 쇼트 포지션을 구축했고, JP모건은 달러화 강세 의견을 철회했다. 경제 활동 재개로 달러화 투자 수요가 위축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이넬 카지브 BNP파리바 외환전략 헤드는 FT에서 "현재 과매수 상태인 달러화는 향후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씨티그룹의 캘빈 체 전략가는 달러화가 베어마켓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달러 약세를 나쁜 흐름으로만 해석할 순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4일 ING그룹이 발행한 보고서는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할 경우 미국 경제가 '리플레이션(reflation)'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플레이션은 경기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는 않은 정도의 적당한 물가 수준을 의미한다.

이 경우 달러 약세를 '글로벌 경제 회복세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달러화 약세가 기타통화와 상품가격의 강세를 부추겨 미국 장기 국채 금리를 높이고 수익률을 개선하면서 신흥국 등 해외시장의 투자 불씨를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경제 재개' 기조를 비판하는 벽보.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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