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업계 판도 바뀌었다…대형사도 못 피한 '교체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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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6-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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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높아진 조합들…시공사 이름 값보다는 입찰 조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 시공사 교체라는 변수가 잇따르고 있다. 과거 브랜드 파워를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높은 신뢰를 받았으나, 최근 조합들이 입찰제안서·계약서 등 입찰 조건을 꼼꼼히 따지고 들면서 회사 브랜드와 상관없이 교체 칼바람이 부는 상황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롯데건설과의 계약을 해지시켰다. 지난달 30일 시공 계약 해지에 대한 총회를 열고 전체 조합원 689명 가운데 370명이 참여, 354명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8위인 롯데건설은 지난 2018년 5월 시공권을 따냈다. 그러나 롯데건설이 마련한 대안설계가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조합과의 갈등이 폭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조합은 최근 조합장을 해임하고, 새 시공사를 찾기로 결정했다. 조합은 6월 새 집행부를 선임하고, 오는 7월 시공사 설명회 등 후속 사업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여기에 신반포15차와 반포 주공1단지 3주구 모두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로 삼성물산을 택했다. 이들은 각각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사 계약을 맺었으나,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높은 지지를 받으며 교체가 이뤄졌다. 

다만 이 두 재건축 단지들은 기존 시공사들과의 소송이 한창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새로 선정된 삼성물산이 시공사 지위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

리모델링 정비사업장에서조차 새 시공사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포스코건설의 시공사 지위를 박탈했다. 포스코건설은 시공능력평가 6위의 대형건설사다. 조합은 포스코건설의 공사비 증액과 사유가 불분명하다며 시공사 해지를 추진했다.

정비사업 파이가 줄어들면서 대형건설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는 중소·중견건설사를 대상으로 불었던 시공사 교체 바람이 건설사 규모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탓이다. 

특히 빠르게 추진되는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에 초대형 건설사들이 등판하면서 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2015년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이후 5년간의 공백을 가진 삼성물산이 잇달아 수주전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정비사업 판도가 뒤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잠실 5단지 주공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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