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성 "KPGA에 힘을 보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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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05-2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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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오픈 취소 소식에 "깜짝"

"후배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무뚝뚝한 최호성(47)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전했다.
 

포항 박달대게를 들고 있는 최호성[사진=최호성 제공]


낚시꾼 스윙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탄 최호성을 지난 28일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라싸 골프클럽(27홀)에서 만났다. 그는 트레이드 마크(스윙 로고)가 그려진 마스크에 점잖은 재킷을 입고 특유의 익살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나타났다.

최호성의 주 무대는 일본골프투어(JGTO). 2013년 엔조이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PGA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8년째 직접 렌터카를 몰며 일본을 누비고 있다. 그런 그와 이런 시기에 국내에서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

그는 "5월 한국에 있는 것은 10년 만이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서 너무 행복하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 상황을 잘 극복해서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사진=최호성 제공]


그러한 연유로 최호성은 부지런히 국내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포항시 홍보대사에 위촉됐고, 까스텔바작 화보를 촬영했다. 그는 "포항 출신이다. 고향을 떠난 지 30년이 됐다. 많은 분들이 낚시꾼 스윙은 아는데 바다가 어디인지는 모른다"며 "인연이 닿아서 포항시장님과 만나게 됐다. 포항시를 알리게 돼서 기쁘다"고 했다.

최호성은 2018년 전성기를 맞았다. 시작은 코오롱 한국오픈.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그의 스윙이 전 세계에 퍼져 나갔고, '낚시꾼 스윙'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탔다. 거기에 11월엔 JGTO 카시오 월드 오픈 우승으로 겹경사가 났다. 그는 “큰 사랑을 받았다. 상황이 날 여기까지 끌어 올려 줬다”며 “준비가 돼 있어야 기회가 찾아왔을 때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늘 노력할 계획이다. 다치지 않게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2019년 우승한 PGM 헤이와 챔피언십을 돌아봤다. 최호성은 "일본 랭킹 1위 이마히라 슈고(일본)와의 싸움이었다. 20살 차이가 나는 젊은 선수"라며 "멋진 싸움이었다. 그는 공도 잘 치고 젠틀한 선수다. 배울 점이 참 많다"고 했다.
 

2018년 코오롱 한국오픈서 낚시꾼 스윙을 선보인 최호성[사진=KPGA 제공]


최호성은 이번 시즌 한국과 일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목표로 세웠다. 그런 그에게 '이번 시즌 한국오픈이 취소됐다'고 했다. 듣자마자 '깜짝' 놀랐다. 취소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 어안이 벙벙해진 그는 "난감하다. 한국오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회이자, 단 한 번도 취소된 적 없는 대회"라며 고개를 떨궜다.

한참 침묵을 지키던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최근 KPGA 소식을 많이 접했다. 후배들이 힘들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며 "KPGA에 힘을 보태고 싶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대회가 창설됐다고 들었다. 코리안투어는 다이내믹하다. 뻥뻥 날리고, 스릴이 넘친다. 많은 후원사분들께서 좋게 봐주시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인터뷰를 마친 뒤 멀리서 지켜본 최호성은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던 그는 "회장님. KPGA 대회 하나 하시죠. 선수들도 잘하고 재밌습니다"고 권유했다. 호탕하게 '껄껄' 웃던 그의 익살스러운 표정 위에는 씁쓸한 표정이 살포시 포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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