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물류센터 비상’ 쿠팡‧마켓컬리 확진자 급증…맞춤형 방역지침 필요성 제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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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05-2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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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물류센터, 하루만에 확진자 27명 급증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27일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감염원이 불분명한 쿠팡과 마켓컬리 물류센터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사업장별 코로나19 방역지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물류센터에 대한 세부 지침을 서둘러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7일 오전 9시 기준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36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4일 만이다. 전날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27명이 급증했다.

36명의 확진자는 물류센터 직원이 32명이며 가족 등 접촉을 통한 확진자가 4명이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22명, 경기도 10명, 서울 10명 등이다.

쿠팡 관련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국내 일일 확진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0명 발생했다. 이 중 지역발생이 37명으로 대부분 쿠팡 관련 확진자다.

하지만 확진자는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3600여명에 달하는 물류센터 전 직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전날 부천 종합운동장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고, 검사를 담당할 의료인력 등도 총 62명을 지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쿠팡 물류센터에 근무하는 정규직 또는 기타 종사자들을 포함해서 4000여명 정도가 근무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어제(26일)부터 계속 지속적인 선별검사소에서 검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현재는 1920명 정도의 검사가 진행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본적인 방역 수칙 불이행이 이번 감염을 확산시킨 주범으로 꼽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최초로 물류센터에서 확진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일자 자체가 상당히 오래 전인 지난 13일”이라며 “방역수칙 중 ‘아프면 3~4일 쉬면서 증상을 지켜보는 것’이 첫 번째다. 그런데 과연 이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잘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쿠팡 물류센터 지표환자는 부천 소재 돌잔치에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을 ‘무직’으로 속인 인천의 학원강사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후 양성이 나왔는데, 이 확진자로부터 학원생과 코인노래방을 거쳐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사가 부천 라온파티의 돌잔치에 참여하면서 전파가 이어졌다.

또 다른 온라인쇼핑몰인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했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지난 24일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지난 23일 대전시를 다녀오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직원 300명 전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했으며,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상온1센터는 전면 폐쇄했다.

정부는 현재 물류센터 관련 방역지침은 없다는 입장이다. 모든 생활공간이나 일터에 맞춰 세부수칙을 만든다면 관련 지침이 수백개가 넘어갈 수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사업장 특성을 고려한 세부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1총괄조정관은 “물류센터의 특성상 전체적으로는 공간 자체가 밀폐돼 있지 않지만 컨테이너 차량 내부는 상당히 밀폐성이 높고 또 단기간 내에 집중적인 노동이 이뤄짐으로써 마스크를 쓰는 것도 쉽지 않은 환경”이라면서 “이러한 특성을 감안한 세부지침의 마련 여부를 관계부처와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물류센터의 근무환경을 고려해보면 물건을 나르는 등 행위로 땀방울이나 침방울이 튈 확률이 크다. 그렇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기 힘들다”면서 “이미 지역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에 무증상 환자는 어디든 있을 수 있다. 물류센터 등 새로운 곳에서 환자가 대거 발생하는 이유는 환자가 발생하면 정부에서도 해당 시설을 조사하다 보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는 비말(침방울)이 전파될 환경이거나 밀폐정도가 심한지 등을 고려해 사업장 별로 리스크를 체크하고 이에 따른 세부 지침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전국 2만902개 유치원과 초‧중‧고교 가운데 2.7%인 561개교가 등교수업을 연기했다. 지역별로 보면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터진 경기 부천시가 251개교로 가장 많았다. 경북 구미시가 181개교, 서울이 111개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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