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아리키친의 달콤하고 맛있는 베이킹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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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0-05-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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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38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베이킹 유튜버 아리키친(본명 김아리). 2015년 3월 유튜브를 시작한 후 ‘펭수 참치 케이크’, ‘요괴워치 지바냥 도시락’ 같은 캐릭터 디저트부터 화려한 디자인의 케이크, 형형색색의 마카롱 등 독창적이고 맛있는 레시피를 소개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매주 토요일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그의 베이킹 영상은 화려한 비주얼과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레시피로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아리키친과 달콤하고 맛있는 베이킹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CJ ENM 제공/ 아리키친(본명 김아리)]

Q. 베이킹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주변 사람들에게 맛있는 걸 나눠주려고 취미로 베이킹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빵이나 쿠키가 아닌 프로틴볼 같은 건강식을 주로 만들었어요. 저는 주변 사람들 건강을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이런 건 안 먹겠다”고 거부하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걸 만들어서 선물하자‘는 생각에 ‘아이디어 통통 쿠킹’이라는 콘셉트로 베이킹을 하게 됐어요.

Q. 첫 베이킹은 어땠나요?
A. 엉망이었죠. 계량도 제대로 못해서 빵이 떡처럼 나올 때도 있었어요. 나는 분명히 똑같이 만들었는데 완성된 것들은 모양이 전혀 다른 거예요. 원인을 몰라서 혼자 끙끙 앓았던 적이 많았죠.

Q.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그때는 유튜브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열심히 해봐”라는 말을 들었어요. 근데 버젓한 직장을 관두고 유튜브라는 처음 듣는 플랫폼에서 활동한다고 하니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Q. 매장을 운영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A. 매장을 운영하면서 패턴이 바뀌어서 일정이 불규칙한 편이에요. 촬영·편집하는 날이 수요일·목요일라 월요일은 휴일인데도 촬영 준비를 해야 돼서 쉴 틈이 없어요. 너무 바쁘다 보니까 공부나 영상 콘텐츠 연습, 재료 주문, 기획 및 촬영, 외부 스케줄 등은 시간을 쪼개서 하는데 건강이 많이 걱정돼요.

Q. 아리키친 디저트샵을 오픈한 뒤 구독자들 반응은 어땠나요?
A. 많은 분들이 찾아오는데, 정말 오래된 팬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구독을 했다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랍고 감사했어요.

Q. 성공하는 콘텐츠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존재하는 것에 본인의 개성을 뚜렷하게 입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그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남들이 하지 않는 독창적이고 나의 개성이 뚜렷하게 들어간 무언가를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것, 예술적인 미(美)를 담아서 사람들이 창작물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사진= CJ ENM 제공]


Q. 가장 자신 있는 메뉴가 있나요?
A. 콘텐츠를 촬영하기 전에 한 번씩은 다 만들어 보면서 이 레시피가 정말 맛있고 따라 만들기 쉬운 레시피인지 확실히 해보고 소개해요. 그래서 맛이 없는 건 콘텐츠로 만들지 않아요. 하지만 예외도 있긴 하죠. 신기한 베이킹 중 맛보다 비주얼로 유명해서 만든 것들도 있으니까요.

Q. 연습할 때는 잘 됐는데, 막상 촬영할 때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나요?
A. 그때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하죠. 촬영에 들어가는 건 연습하면서 성공했던 건데, 촬영 때 변수가 생겨서 안 되는 경우들이 있어요. 초반에는 정해진 규칙 없이 되는 대로 해서 다른 걸로 쉽게 바꿀 수 있었어요. 근데 지금은 재료와 콘셉트가 정해져 있어서 이걸 실패했다고 그만둬버리면 그 주 영상은 못 올리게 되는 거라 될 때까지 해요.

Q. 그러다가 재료가 모두 소진된 적도 있었나요?
A. 있었죠, 근데 웬만하면 근처에서 구하기 힘든 재료들은 실패할 걸 생각하고 많이 사놔요. 그래서 중요한 재료가 소진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밀가루나 계란이 떨어지면 슈퍼에 가서 사와요.

Q. 과자나 빵을 만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도라에몽 슈가 쿠키’를 만들 때 몸이 안 좋아서 울면서 촬영을 했어요. 그리고 광고주에게 의뢰를 받아서 ‘아이스에이지 슈가쿠키’와 ‘트롤컵케이크’를 만들었는데, 완벽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욕심 때문에 4일 정도 걸려서 만들었어요.

Q. 만들었던 디저트 중에 마음에 들었거나 '진짜 이건 별로다' 했던 것이 있나요? 
A. ‘자이언트 오호’라는 먹을 수 있는 물병은 재밌는 실험이었지만 맛이 너무 없었어요. 근데 웬만하면 맛 없는 건 안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이건 진짜 아닌데’ 하는 건 진작에 걸러졌어요. 그래서 유튜브에 있는 건 대부분 제가 좋아하고 맛있는 것들이에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달고나 마들렌’이었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로 너무 맛있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슬럼프가 올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A. 2~3년 전쯤에 슬럼프가 왔었어요. 한동안 머릿속의 상상만으로 작품을 만들려고 하니 제가 가진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항상 하던 분야에서만 응용이 이루어져서 몹시 답답했어요. 너무 어려운 것만 고집하다 보니, 언제 성공할지도 모르는 연습과 촬영의 연장으로 인해 눈물 나도록 힘들었어요. 주변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그래도 끝까지 방법을 찾고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냈어요. 그러니 저에게 남는 건 실패하면서 얻은 팁들이었죠. 너무 알고 싶은데 알 방법이 없어서 혼자 끙끙 앓았던 그 답답함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그래서 볼 때 지루하더라도 영상에서 팁을 많이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리키친 콘텐츠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무수한 실패로 얻은 결과물들이라 너무 소중하고 의미가 커요.

Q.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을 때는 언제였나요?
A. 팬들이 저를 알아보고 애정을 보여줄 때 ‘아리키친이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걸 느껴요. 그리고 “아리키친님 덕분에 꿈을 결정했어요”, “아리키친님 덕분에 조리과학고에 들어갔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하고 기뻐요.
 

[사진= CJ ENM 제공]

Q. 아리키친에게 잘하고 좋아하고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저는 게임을 무척 좋아해요. 평소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다 보니, 게임 할 때는 게임에만 집중하니까 그게 어찌 보면 저의 유일한 휴식 같아요. 잘하는 건 무언가를 꾸준히 하고 노력하는 근성이에요. 그리고 해야 할 일은 디저트샵 활성화와 유튜브 채널 관리죠. 이게 다 팬들의 응원 덕분이라서 팬들께도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유튜브에서 많은 활동을 하려고 노력할 거예요.

Q. 베이킹 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있나요?
A. 기본을 지켜야만 제대로 나오는 것 같아요. 일반적인 요리와 달리 베이킹은 규칙과 순서, 알맞은 온도가 정해져 있어요. 베이킹은 한 번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라 계속 여러 번 해봐야 돼요. 그래서 공부가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뭔가를 시작했지만 잘 되지 않아 포기할까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제가 유튜브 영상에서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다’, ‘비 온 뒤 맑음,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라’ 같이 마음에 섬기고 있는 말을 해요. 저도 다 실패하고 성공한 걸로 알려드리는 거예요. 도전에는 실패가 당연하게 따르는 법이에요. 그러니까 한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 될 때까지 해보라고, 하면 다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아리키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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