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퍼시스 일룸, 전격 세무조사 왜?…손동창 회장 '꼼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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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0-05-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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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세청 조사4국서 세무조사 착수...지분 승계 오너家 겨누나

  • 일룸 우회상장해 지주사와 합병한다는 관측도

국세청이 종합 가구 전문업체 퍼시스그룹의 생활 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에 대한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국세청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위치한 일룸에 조사인력을 투입해 회계자료 등 세무자료를 확보했다.

조사를 담당하는 곳은 조사4국으로 확인됐다. 국세청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 외에 심층 기획 조사를 전담하는 국세청 내 핵심 조직이다.

이에 대해 일룸에 내용 확인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번 세무조사는 일반적인 정기 조사 양태와는 다르다. 5년 단위로 받는 정기 세무조사라면 2024년에야 조사를 받는 게 정상이다. 앞서 지난해 7월 퍼시스그룹의 지주사 퍼시스홀딩스도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퍼시스그룹 측은 2014년 이후 5년 만에 실시되는 정기조사라 밝혔다. 
 

퍼시스 창업주 손동창 명예회장(왼쪽)과 그의 장남 손태희 사장 [사진=퍼시스 제공]


따라서 이번 조사를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설이 분분하다.

손동창 명예회장과 장남 손태희 사장으로 이어지는 지분 승계와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주회사인 퍼시스홀딩스의 지분을 직접 증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룸을 통해 증여세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퍼시스그룹은 사무가구 전문 브랜드 '퍼시스'와 생활 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 의자 전문 브랜드 '시디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퍼시스그룹의 지배구조는 '손 명예회장→퍼시스홀딩스→퍼시스'로 이어지는 한 축과, '손 사장→일룸→시디즈'로 이어지는 또 다른 축 둘로 나뉜다. 

현재 그룹 지주사인 퍼시스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손동창 명예회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퍼시스홀딩스의 201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손 명예회장은 퍼시스홀딩스 지분의 80.51%를 갖고 있다. 퍼시스홀딩스는 퍼시스 지분의 33.57%를 보유하고 있으며, 손 명예회장은 퍼시스 지분의 16.7%를 가졌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퍼시스 지분은 총 54.71%다.

손 명예회장의 장남인 손태희 퍼시스 사장은 일룸 지분의 29.11%를 갖고 있다. 일룸은 시디즈의 지분 40.58%를 보유하는 최대주주다. 손 사장의 퍼시스홀딩스 지분은 0.78%, 퍼시스 지분은 0.56%다.

업계에서는 손 명예회장이 퍼시스홀딩스의 지분을 넘겨주기보다 손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룸을 우회상장한 뒤 퍼시스홀딩스와 합병해 승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퍼시스그룹은 최근 몇 년간 계열사 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그룹 내 손 사장의 영향력을 강화해왔다.

지난 2016년 시디즈(현 퍼시스홀딩스)는 일룸의 지분 45.84%를 이익 소각하고, 2017년 팀스(현 시디즈)의 지분 전량(40.58%)을 일룸에 매각했다. 2018년에는 시디즈의 주력사업인 의자 제조 및 유통 부문도 팀스에 넘겼다. 이후 팀스는 사명을 시디즈로 바꾸고, 기존 시디즈는 퍼시스홀딩스로 지주사가 됐다. 이 과정에서 손 사장이 일룸 최대주주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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