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디지털·애자일 경영...'포스트코로나' 도약 준비

윤정훈 기자입력 : 2020-05-21 08:00
5년간 수백억 투자 스마트 근무체계 구축 LS전선, 美·유럽·중동 해외사업 잇단 수주

구자열 LS그룹 회장.[사진=LS그룹 제공]



“지금의 이 힘든 터널을 지나면 반드시 새로운 기회의 순간이 찾아올 거란 믿음을 가지고 위기 극복이라는 희망의 불씨를 살리자.”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인트라넷을 통해서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자고 직원들에게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구 회장은 “올해 경영계획 달성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당분간은 힘들겠지만 평소보다 비상한 각오로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LS그룹 계열사들은 전선, 산전 등 후방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1분기에 실적을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해외사업이 중단되거나 연기되고 있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사업의 조직과 인력을 현지화하고, 전사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각오다.

LS그룹은 계열사별로 △전선사업(LS전선) △산전과 에너지사업(LS일렉트릭) △기계와 부품사업(LS엠트론) △부동산 사업(LS아이앤디) 등을 하고 있다.

◆LS전선, 해외서 잇단 ‘낭보’··· 해외사업 박차

LS그룹의 맏형 격인 LS전선은 해외에서 연이어 수주를 따내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유럽, 중동,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수주를 따내며 ‘비전2030’에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20일 LS전선에 따르면 올해 미국, 유럽 등에서 연거푸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12일에는 미국 미시간호에서 약 660억원 규모의 해저 케이블 교체 사업을 수주했다.

올 1월 구자엽 LS전선 회장은 2030년까지 ‘케이블 솔루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비전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네덜란드 국영 전력회사 테네트와 1억74만 유로(약 1340억원) 규모의 해저 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역대 유럽지역 최대 규모 수주를 따냈다.

지난 3월에는 바레인에서 1000억원 규모의 해저 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는 대만에서 총 5000억원 규모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S전선은 지난달 강원도 동해에 총 500억원을 투자한 해저 케이블 2공장을 준공됐다. 이에 기존 대비 생산능력은 2.5배 늘어났다. 특히 50m(아파트 18층) 높이의 대형 제조 설비와 5t 트럭 1000대분의 케이블을 보관할 수 있는 5000t급 턴테이블도 추가로 도입했다. 늘어나는 해외 수주에 발맞춰 3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서 턴테이블 등을 증설할 예정이다.

◆33년 만에 사명 바꾼 LS일렉트릭 ‘스마트 에너지 기업’ 도약

LS일렉트릭은 올해 33년 만에 사명을 바꿨다. 산전 최강자에서 스마트에너지 기업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은 변신이다. 이름뿐 아니라 사업 내용과 기업 문화도 바꾼다는 계획이다.

구자균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차단기로 대변되는 산전의 문화를 끝내고, LS일렉트릭에서는 애자일(민첩한)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원부터 바뀌어야 된다며, 회사 체질 변경을 주문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의 올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선방했다. 매출액은 63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1% 늘었다. 유럽과 베트남 시장 판매가 증가했고, 반도체 기업이 대규모 증설을 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유럽, 미국 등을 개척해야 하는 LS일렉트릭 입장에서는 신규 수주 등 해외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 회장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코로나 위기 조기 종식은 이미 물 건너갔고, 최악의 L자형 장기 침체까지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활동에 제약이 있고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연초에 수립한 전략들이 흔들림 없이 실행돼야 한다. 더욱 처절하게, 보다 치열하게 업무에 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당부했다.
 

[사진=LS그룹 각 사]


◆전사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LS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스마트 근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의 중요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계획도 수립 중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수백억원을 투자해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세계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직접 지주사 내 미래혁신단을 맡아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각 계열사에 애자일 경영기법을 전파하는 등 LS그룹의 디지털 미래 전략을 이끌고 있다.

LS전선은 전선업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재고 관리 시스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품과 자재에 통신 센서를 부착해 휴대전화로 위치와 재고 수량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시
스템이다. 수많은 제품의 출하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 이동 경로 추적이 가능해 운송 중 일어나는 도난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LS일렉트릭은 충북 청주 1사업장 G동에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 포장 등 전 라인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스마트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저압기기 라인 38개 품목의 하루 생산량은 기존 7500대 수준에서 2만대로 늘었다. 에너지 사용량 역시 60% 이상 절감됐으며, 불량률도 글로벌 스마트 공장 수준인 6PPM(백만분율)으로 급감하면서 생산효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LS니꼬동제련은 온산제련소에 생산 전 과정을 통신으로 연결해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인 ODS 도입을 추진 중이다.

LS그룹 관계자는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 자동화·빅데이터·AI 기술 등을 활용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외부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 오픈 이노베이션 등 스마트 R&D 방식을 통해 디지털에 강한 LS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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